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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His Story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0일(水)
“역사 좋아해 국사학과 선택했지만 학문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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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범 한국학 호남진흥원 원장이 자신의 서재에서 기간행된 국학 관련 책들을 보여주며 기록문화 보존·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범 원장은…

“역사를 좋아해 국사학과를 선택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칙칙한 시국이어서 학문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원로 사학자인 이종범 한국학 호남진흥원장은 자신의 ‘공부 인생’을 들려주면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서울대 인문대 국사학과 72학번인 그는 4학년 때인 1975년 유신반대시위에 참여했다가 제적당했다. 강제 징집돼 3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1978년 가을부터 이화여대 앞에서 ‘다락방 서점’과 도서출판 ‘동평사’를 운영했다. 이때 공부를 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고 한다.

“책을 팔면서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책을 만들면서는 책을 쓰고 싶었고, 그러자면 공부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는 1980년 봄 복학해 학부 과정을 마치고 이듬해 연세대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해 잇달아 문학 석사와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천착해온 분야는 조선 시대 사회경제사, 민족 운동사, 사상 문화사 등 다양하다. ‘한말 일제 초 토지조사와 지세 문제’ ‘20세기 중반 농지개혁과 농촌 사회변동’ ‘일제하 전남지방의 농민운동의 발전과 장흥지역’ ‘고산 윤선도의 출처관과 정론’ ‘신경준 : 국토와 도로의 개념을 발견한 실학자’ 등도 그가 해온 연구 목록에 포함됐다.

특히 주요 저서 ‘사림열전 Ⅰ: 소쇄원의 바람소리’와 ‘사림열전 Ⅱ: 순례자의 노래’ 등은 그가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조선 시대 정치사상사와 맞닿아 있다. 이 책들은 김인후, 기대승, 정개청, 김종직, 김시습, 정여창 등 사림들의 학술과 의식, 활동을 그려냈다. 이 원장은 “조선 초기에 공자·주자 등의 정치철학을 진보적으로 해석했던 사림파들의 활동과, 조선 후기에 사림들의 모습이 정치투쟁으로 가면서 사회적 역량이 훼손되는 과정을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1989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조선대 사학과 교수로 연구자의 길을 가면서도 사회참여의 기회를 사양하지 않았다. 광주시,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문화유산산업과 신 박물관운동’ ‘문화민주주의와 문화도시계획’ 등의 심포지엄을 꾸렸다. 백범 김구 선생이 은신했다가 반세기 만에 다시 찾았던 여정을 되살린 역사기행 ‘백범의 전라도 길 : 잠행과 보은’을 비롯해 ‘호남 역사문화인물 기행’과 같은 인물·정신·지성 탐사에도 열정을 쏟았다. 광복6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 참여해 ‘광복 60년 새로운 시작’의 편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조선대 재직 중 보람을 느꼈던 경험으로 기초교육대학장을 맡아 교양교육의 내실화를 추진했고, 고전연구원장을 맡아 한국학 기초자료 조사 및 문집 번역사업을 추진한 것을 꼽았다.

△1953년 광주 태생 △광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문학 석·박사 △조선대 박물관장·고전연구원장·기초교육대학장 △호남사학회장 △광복6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 △한국학 호남진흥원장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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