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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0일(水)
불법주차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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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오는 6월 27일부터 소방차의 긴급출동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은 훼손 우려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제거·이동된다고 소방청이 새해 벽두부터 밝혔다. 무려 29명이 사망한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 당시 초기 대응이 늦어졌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불법 주차가 사고 이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3년 전인 2015년 1월 10일 경기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때 분초를 다투는 소방차 통행을 막았던 불법 주차는 제천 참사 때 그대로 반복됐다. 연말에 국민을 경악과 슬픔에 빠뜨렸던 제천 참사는 불법 주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지만 불과 열하루 뒤 강원 강릉시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1월 1일 해돋이 구경을 온 사람들이 경포119안전센터 앞에 주차한 차량 12대가 소방차들의 출입을 막는 엽기적인 풍경이 노출된 것이다. 그 후로도 소방차 통행로를 막고 불법 주차한 모습은 전국에서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지난해 12월 26일 공포된 개정 소방기본법은 손실보상 규정(제25조4)을 삭제해 소방관들이 더 적극적으로 소방활동에 방해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개정 소방법은 △소방공무원이 소방활동으로 인하여 타인을 사상(死傷)에 이르게 한 경우 그 소방활동이 불가피하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때에는 사상에 대한 형사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제16조5) △소방공무원의 소방활동으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된 소송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제16조6) 등의 소방관 피해구제 조항을 신설했다. 또 △소방차에 진로를 양보하지 않거나, 소방차 앞에 끼어들거나 소방차를 가로막거나, 소방차의 출동에 지장을 주는 경우 과태료를 현행 20만 원 이하에서 200만 원 이하로 올렸다.

소방차 진행을 막는 고질적인 불법 주정차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선 벌칙을 강화하는 새 법을 만들 게 아니라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시행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경포119안전센터를 막은 무개념 차량에 대해 소방 당국은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강제견인하지 않고, 차주에게 전화해 차를 옮기도록 했다. 만연한 불법 주차는 공권력의 이런 온정주의 또는 직무유기가 키운 측면이 크다. 불법 주차 과태료는 4만∼5만 원이다. 이 과태료만이라도 철저히 부과된다면 불법 주차는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다. 주차 스티커를 떼는 건 예외적인 경우에만 일어나는 ‘재수 없는’ 일이 되다 보니 웬만하면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는다. 불법이 더 손해라는 인식이 있지 않은 한 준법문화는 생기기 어렵다. 주차료 5000∼1만 원을 아끼려고 불법 주차를 하면 반드시 4만∼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불법 주차 단속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에 있고, 표를 의식해야 하는 선출직 단체장들은 주민·상인들의 불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에 소극적이다. 불법 주차를 근절하기 위해선 민간 전문회사에 단속 권한을 위탁하는 방안을 도입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신고자에게 과태료 일부를 주는 ‘주차 파파라치’ 제도도 검토해보자.

sdgim@
e-mail 김세동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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