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집단소송… 1인 220만원 청구

소비자주권회의… 150명 참여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해 소비자 권리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국내 시민단체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애플 측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제기한 국가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최소 6개국에 달할 전망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1일 오전 미국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다고 10일 밝혔다. 청구액은 기기 평균 가격과 위자료를 합쳐 1인당 220만 원 수준으로 산정됐다. 소송에는 약 15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이폰 성능저하로 물질·정신적 피해를 당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6, 아이폰6S 등 구형 모델을 쓰는 소비자들은 업데이트로 인해 송금 실패, 애플리케이션 중지, 사진 촬영·음악 중단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법정에서는 애플의 ‘성능저하 업데이트’가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고의로 한 행위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소비자기본법 등을 고려하면 승소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애플 휴대전화가 고유의 기능을 다 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기기 가격을 유독 비싸게 책정하거나, 애플스토어도 아직 없는 등 한국 소비자를 차별해 온 애플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결코 의도적으로 애플 제품의 수명을 단축하거나 사용자 환경을 저하해 고객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정했다.

김수민·조재연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