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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Consumer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1일(木)
겨울 야영장, 화재·가스중독 무방비… 사고에 방치되는 캠핑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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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캠핑장에서 시민들이 겨울 캠핑을 즐기고 있다. 겨울철에는 난로 등 난방기구 사용이 늘어 가스 질식, 화재 등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뉴시스

- 캠핑인구 매년 증가세… 안전사고 예방 ‘빨간불’

소방기구 미비 등 1389건 달해
적발된 미등록 야영장도 299곳

야영장업은 보험 의무가입 제외
사고 발생해도 보상받기 어려워


지난 1일 경기 양주시 백석읍 캠핑장에서 야영을 하던 A(42) 씨 가족은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추위를 피하려고 텐트 안에 가스난로를 피웠다가 가스에 중독된 것. A 씨 부부와 두 자녀는 다행히 스스로 가스 중독을 인지하고 신고해 인명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마터면 즐거운 새해맞이가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국내 캠핑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추정에 따르면 캠핑 인구는 지난 2011년 60만 명에서 2016년 500만 명을 넘어섰다. 과거 캠핑은 더운 여름철이 성수기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주 5일제 시행, 여가 문화 관심 증가는 캠핑 확산에 영향을 미쳤고 단순히 텐트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글램핑, 카라반 등으로 발전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등록된 야영장 수는 2015년 1002곳에서 2016년 1666곳, 2017년 8월 1927곳으로 늘었다. 야영장 등록제가 2015년 1월부터 실시돼 미등록 야영장이 등록 야영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야영장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이 기간 경기도 야영장은 173곳에서 453곳으로, 강원도는 243곳에서 401곳으로 늘어났다.


캠핑 인구가 증가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캠핑 사고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0∼2015년 전국 야영장 사고는 35%가 가스중독, 26%가 화재였다. 급류에 의한 사고는 26%에 그쳤다. A 씨 가족의 경우처럼 겨울철에 난로 등 난방용품을 많이 사용하기에 가스중독이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다.

노웅래 의원이 문체부에서 받은 자료를 봐도 인명사고는 주로 겨울철에 발생했다. 지난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캠핑장 사고 현황을 보면 캠핑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29명, 중경상 44명이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13건의 사고 중 여름철에 발생한 건 2건에 그쳤다. 다른 사고는 대부분 화재나 질식사고였고 주로 겨울, 또는 가을에 발생했다.

가장 대표적인 건 2015년 3월 인천 강화군 글램핑 캠핑장에서 전기 화재로 발생한 사고다. 텐트 바닥에 깐 난방용 전기 패널에서 불이 나 이 모 씨와 두 아들 등 5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다. 이용객이 곤히 잠들어 있던 오전 2시 10분쯤 발생한 화재는 불과 4분 만에 텐트를 모두 불태웠다. 사고가 난 곳은 소방 점검 등 안전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미신고 시설이었고 화재에 취약한 텐트 내부에 과도한 전기, 전열기가 설치됐다. 안전인증표시 없는 전기제품이 시공됐고, 텐트는 탈출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관리 소홀로 인해 현장에 있던 소화기는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강화도 사고는 과거의 얘기가 아니다. 아직도 많은 야영장이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다.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5차례 안전점검이 실시됐고 안전시설 미비로 인한 적발 건수는 1389건이나 된다. 주요 위반 사항은 누전차단기 및 콘센트 부실, 소방기구 미비 및 규정 미달, 화재 시 대피 안내도 미설치 등이다. 지금까지 적발된 미등록 야영장도 299곳이나 된다. 게다가 야영장에서 발생하는 일반 안전사고는 통계조차 잡혀 있지 않다. 노웅래 의원실 관계자는 “보고 의무가 없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안전사고 발생 현황은 관계 부처에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야영장 안전기준이 마련돼 야영장 사업자는 문체부 장관이 정하는 안전교육을 연 1회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론과 실습을 겸한 5시간 교육에 그쳐 사업자가 비상 상황 발생 시 조치 요령에 능숙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수천㎡에 이르는 넓은 면적에서 영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관리인은 통상 1∼2명에 불과하다. 이용객을 제대로 관리하기에는 부족하다. 석영준 대한캠핑협회 사무총장은 “다른 시설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자본, 저사업비로 운영되다 보니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야영장에서 사고가 발생, 피해를 당하더라도 보상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관광진흥법 9조는 ‘관광사업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하여 사고가 발생하거나 관광객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하거나 영업보증금을 예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규칙에서는 여행업, 유원시설업에 대해서만 보험 가입을 규정하고 있고, 야영장업은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대부분의 야영장은 화재보험,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대한캠핑협회 조사에서 야영장의 34%가 보험에 가입했다고 대답했지만 이를 신뢰하기는 어렵다. 협회가 보험회사에 별도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보험에 가입한 야영장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결국 사고가 발생하면 이용객이 사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아야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험 가입이 저조한 이유 중의 하나는 사업체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이다. 수백만 원을 아끼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야영장이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 또 소송에서 승리하더라도 업체가 보상금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될 수 있다. 석영준 사무총장은 “큰 사고가 발생하면 야영장에서 피해를 책임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인증제 도입을 통해 문제 해결을 검토하고 있다. 등록제에서 인증제로 전환될 경우 보험 가입 여부가 인증 평가에 지수로 반영돼 보험에 가입하는 야영장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검토 단계로 올해 관련 시행령 개정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야영객이 개인적으로 레저보험에 가입해 만일의 피해에 대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활성화돼 있지는 못하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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