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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1일(木)
국가·사회 역량 더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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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

평창올림픽은 국격 높일 계기
남북대화 집착 땐 되레 反통일
경제력·외교력 강화 노력해야

민주주의 핵심은 自由와 責任
권리 보장에만 집중하면 실패
개헌 힘든 만큼 中心 잘 잡아야


서울에서 하계올림픽이 개최된 지 30년이 지난 2018년 2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올림픽 개최는 국가 차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를 치른다는 것은 스포츠의 발전에만 기여하는 게 아니다. 세계 각국과 교류를 통해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온다. 우리는 이미 서울올림픽에서 이를 경험했다. 이번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리 사회가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은 오랜만에 개최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선수단과 예술단을 파견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남북대화는 북핵 문제 등으로 단절됐다가, 평창올림픽에 즈음해 재개됐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대화가 지속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을 위해선 남북대화가 필요하지만,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국익을 위한 보다 치밀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대화나 교류에만 급급해하는 자세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의 활발한 교류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사회의 역량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여 년 전 우리는 독일 통일을 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 첫 번째가 국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세계적인 기업을 키우면서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정치에서 민주화를 위해 많은 희생도 경험했고, 사회·문화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더구나 한동안 정체됐던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했다. 아무것도 없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기적에 가까운 성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원한다면 더 노력해야 한다.

국력은 경제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의 선진화가 경제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실현돼야 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군부독재에 저항하고 기존의 권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그동안 국민의 요구로 헌법도 개정했고,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도 탄핵으로 파면했다. 또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 의식의 신장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도 구축됐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실현되고 선진화됐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 그리고 준법 의식이 확립돼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만 의미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배려를 통해 공존하겠다는 책임 의식이 없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이란 두 가지 이념을 기초로 하지만, 여기서 자유는 책임 있는 자유를 말하며,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상대적 평등이고 실질적 평등을 의미한다. 민주주의에서 핵심은 자유다. 자유가 없는 평등은 독선이고, 절대적 평등은 독재에 불과할 뿐이다. 민주주의에서 평등은 자유를 구체화하고 책임 있게 만들기 위한 방법일 뿐이다.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당한 법에 대한 준수 의지가 필요하다. 선진사회로 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통일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우리가 통일을 바란다면 두 번째로 노력해야 할 것은 세계화와 함께 외교력의 강화다. 다른 한편에서 독일 통일은 독일 분단을 결정했던 국가들에 대한 독일의 치열한 외교적 노력의 결과다. 우리나라도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분단이 결정됐고, 그 분단으로 전쟁까지 경험하면서 무려 70여 년을 보냈다. 물론 우리가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독일 통일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통일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그저 우리는 남북대화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2018년, 우리에겐 2월 9일 개막되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과제가 있다. 그리고 지방분권화라는 과제 속에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이와 별개로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시대정신을 반영한 헌법 개정이란 어려운 과제도 있다. 10여 년 전 개헌 논의가 시작됐고, 그동안 논의의 핵심이 정부 형태의 개정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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