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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1일(木)
모란봉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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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북한판 ‘소녀시대’라고 불리는 ‘모란봉악단’이 부른 ‘단숨에!’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은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다. 핵과 미사일, 그리고 김정은 찬양 일색의 노래다. 북한이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예술단을 파견키로 하면서 최고 인기 그룹인 모란봉악단이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최근 북측과의 비공개 접촉에서 이 악단의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김정은의 지시로 창단된 이 악단은 김정은의 여인으로 알려진 가수 출신 현송월이 단장을 맡고 가수 10여 명, 연주자 14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왕재산악단 등 기존 그룹과는 달리 전기바이올린, 전기첼로 등 전자악기를 주로 사용한다. 가수들도 기존 한복이나 노출이 거의 없는 옷을 입는 악단과는 달리 파격적이다. 같은 색, 같은 모양의 군복 투피스 정장 차림에 단발머리를 하고 브레이크 댄스도 추는 등 첫 등장 때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스위스 유학생활을 한 김정은의 취향에 따라 팝송은 물론 ‘미 제국주의 문화’라고 하는 디즈니, 록키 영상과 노래까지 부를 정도로 자유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은하수악단 가수였던 김정은 부인 리설주도 적극 지원해줄 정도로 뒷배가 든든하다 보니 핵·미사일 발사 성공 등 당의 주요 행사 때마다 모란봉악단이 공연을 한다. 이들에게는 벤츠 버스가 제공될 정도로 대접을 받고 있고, 일본에서는 모란봉악단 팬클럽까지 결성됐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은 철저히 김정은 시대 핵과 미사일 선전·선동에 맞춰져 있다. 지난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이 중국 베이징에 공연하러 갔다가 리허설만 마치고 전격 철수한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리허설에서 악단 측은 배경 화면에 미사일 발사 장면과 함께 김정은을 찬양하는 ‘단숨에’라는 노래를 불렀고, 중국 당국이 이를 빼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 단장은 “원수님의 작품은 점 하나 토시 하나 뺄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공연은 결국 취소되고 철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현송월은 이런 공로 때문인지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출됐다. 모란봉악단이 평창에 와서 핵과 미사일로 미제(美帝)를 물리친다는 ‘단숨에’를 신명 나게 부르고 관객들은 뜻도 모르고 따라 하거나 박수를 치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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