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직문화 혁신’ 두달만에 ‘파열음’

서울시공무원노조 성명 발표
“다면평가 대상 6급까지 확대
직원끼리 감시, 불신만 키워”

‘反박원순 정서’ 무마하기엔
現대책으로는 역부족 분석도

서울시가 분위기 쇄신 및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 중인 ‘조직문화 혁신대책’을 둘러싼 서울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공무원노조는 “조직문화 혁신 대책이 직원 간 불신을 조장하고, 상명하복의 경직된 문화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만 낳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해 직원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조직문화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가 박 시장 지지 측과 반(反) 박 시장 측으로 두 쪽이 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공무원노조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혁신대책 실행과제 1호였던 ‘5급 이상 간부 다면평가 확대’가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무자인 6급 직원들까지 확대되는 바람에 서로를 감시하게 된 직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몇몇 간부들은 여전히 직원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내놓은 혁신대책은 인사제도 개선, 업무 부담 완화, 직원 사기 제고 등을 골자로 한 세부 실행과제 20개로 구성돼 있다. 5급 이상 모든 간부를 대상으로 연 2회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시장 요청사항을 기획담당관이 전담 처리하도록 하는 등 그동안 공무원들의 원성을 샀던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담겼다. 하지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대책 이행 여부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노사합동 이행점검단을 구성해달라고 요구했다. 신용수 노조위원장은“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는 일부 고위 간부들에 대한 신고가 이어지는 등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청 일각에선 박 시장이 최선의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올해 6·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행보에 비중을 두면서 뿌리 깊었던 내부 반감을 해소하는 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6급 이상 전원 다면평가 시행 방침은 지난해 11월 1일 공개됐으며 간부가 될 사람들의 역량을 사전 검증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직원들도 많다”며 “직원들이 개선됐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