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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KY TRAVEL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2일(金)
각국 문화에서 배우는 서로의 ‘다름’ 인정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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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애틀랜타 공항에서의 일이다. 인천행 비행을 위해 승객 탑승 전 지상에서 준비가 한창일 때였다. 입사 2년 차 승무원을 현지 청소업체 직원 서넛이 둘러싸고 다소 거칠어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른 다가가서 중재하고 현지 매니저를 호출해 그중 주동자가 우리 팀원에게 사과를 하는 것으로 해프닝은 종결됐다. 그런데 비행을 오는 내내 그 주동자의 말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한 행동은 어른스럽지 못했지만 당신들의 잘못 또한 크다. 왜 당신들은 서로 같은 공간에서 부대낄 때 ‘Excuse me(실례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인가? 그것은 아주 매너가 없는 행동이야.”

서양권 문화에서 서로 사적인 영역을 침범할 때나 그 전에 언제나 “실례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은 예의를 떠나 습관인 것처럼 보인다. 반면 동양권에서는 일본만 그런 문화가 발달돼 있다. 조금만 부딪혀도 “스미마센(미안합니다)”이 자동으로 따라온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릴 만큼 예의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인데 그 한마디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이 슬며시 억울했다. 그 억울함은 그날 한 승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안함으로 바뀌었다. 러시아에서 20년 넘게 생활하신 교수님께 솔직히 나는 평소 러시아인들에 대한 호감이 전혀 없음을 고백하며 대화는 시작되었다. 러시아 승객에게 환영의 미소나 친절을 베풀어도 그들은 늘 심각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일관한다. 러시아에서 체류할 때 호텔이나 상점에서도 웃는 직원을 볼 수 없다. 서로 미소 띤 얼굴로 건네는 따뜻한 인사 한마디만으로 좋은 인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러시아인들은 여러모로 무뚝뚝하고 침울해 보여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것이 솔직한 내 견해였다. 내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있던 교수님은 빙그레 웃으며 이는 러시아인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전통적인 행동양식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유 없는 웃음은 바보의 특징’이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낯선 이에게 미소 지어 봤자 바보스럽다는 인상만 남긴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러시아인들에게 입가를 떠나지 않는 예의 바른 미소는 ‘접대용 미소’로 불리며 진심을 내보이지 않는 교활한 사람으로 여기고,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웃지 않는다고 하니 유난히 잘 웃는 나를 도리어 그들이 어찌 생각했을지 헛웃음이 나왔다. 친절함, 포용으로 여겨지는 미소가 낯선 이에게는 ‘조롱’과 ‘바보스러움’으로 비칠 수 있다니 그들의 행동에 서운해하고 반감을 가졌던 내가 무지했던 것 같다.

출발 전, 애틀랜타 현지 조업사 직원의 일방적인 오해와 편견에는 억울해하면서 나야말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작은 그릇으로 다른 이를 평가하고 비판해 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짜증도 많고 실망도 많은 시대에 서로의 ‘다름’에 대해 쿨하게 인정하고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서는 느긋한 여유와 적당한 온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커피와 사랑 모두 처음엔 너무 뜨겁고, 적당하다 싶은 순간은 아주 잠깐이며 이내 곧 식어버린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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