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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창올림픽 G-28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2일(金)
탁월한 형제… 우월한 자매… 걸출한 남매… ‘파워 패밀리’ 평창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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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원, 마이아·앨릭스 시부타니, 정재웅 (왼쪽부터)

- ‘스켈레톤’ 두쿠르스 형제
세계 랭킹 2·3위 막강한 실력
金 도전 윤성빈의 최대 라이벌

- ‘모굴’ 뒤푸르라푸앵트 자매
소치올림픽에서 金·銀 차지
“평창에서 1~3위 싹쓸이 목표”

- ‘노르딕복합’ 플레처 형제
스키로 몸 관리 백혈병 극복
“한명만 잘해도 우리는 기뻐”

- ‘아이스댄스’ 시부타니 남매
2016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잠 잘때만 빼고 늘 함께다녀

- ‘빙속’ 뮐더르 쌍둥이 형제
소치올림픽서 500m 金·銅
평창서 1000m 선의의 경쟁

- ‘빙속’ 정재웅·재원 형제
한국 빙속 사상 첫 동반 대표
“올림픽 출전 영광…즐기겠다”


비슷한 생김새에 최강의 ‘하드웨어’를 공유했기에 시선을 빨아들인다. 세계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 ‘초청’된 형제, 자매, 남매. 탁월한 운동 DNA를 똑같이 나눠 가져 실력만큼 우애도 뛰어나다. 함께 배우고 익히며 성장한 올림픽 브러더스, 시스터스가 평창으로 몰려온다. 물보다 진한 피로 똘똘 뭉치고, 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라트비아의 토마스(37)·마르틴스 두쿠르스(34) 형제는 스켈레톤을 주름잡고 있다. 마르틴스는 올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랭킹 2위, 토마스는 3위에 올라 있다. 한국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강원도청)에겐 가장 껄끄러운 걸림돌. 두쿠르스 형제는 봅슬레이 선수 출신으로 아이스트랙 관리자, 스켈레톤 코치로 활동한 아버지 다이니스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썰매를 갖고 놀았다. 아버지는 지금도 두 아들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코치다. 마르틴스는 “형과 나 사이에 비밀은 없다”며 “둘 중 한 명이 더 좋은 훈련 비결을 깨닫거나 주행 중 실수하면 서로에게 곧바로 알린다”고 자랑했다.

두쿠르스 형제는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르틴스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만족했고 토마스는 거푸 4위에 그쳤다. 4년 뒤엔 30대 후반, 40대 초반이 되기에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사실상 고별전이 될 전망. 그래서 더욱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캐나다의 막심(29)·클로에(27)·쥐스틴 뒤푸르라푸앵트(24) 자매는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모굴에서 동반 메달 획득을 노린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선 막내 쥐스틴이 금메달, 둘째 클로에가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맏이인 막심은 입상하지 못했다. 올림픽에서 자매, 형제가 시상대를 독차지한 적은 아직 없다. 그런데 기미가 엿보인다. 지난해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쥐스틴, 클로에, 막심이 1∼3위를 휩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모굴 사상 세 자매가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건 처음이었다.

모굴은 언덕으로 구성된 슬로프를 내려오면서 턴, 공중연기, 그리고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크기와 모양이 다른 언덕 사이를 활강하며,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에 설치된 2개의 점프대에서 공중연기를 펼친다. 쥐스틴은 “우리 자매가 모두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건 결코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며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면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브라이언(32)·테일러 플레처(28) 형제는 미국 노르딕복합 대표 선발전을 1위, 4위로 통과했다. 브라이언은 4세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에게 희망이 된 건 동생 테일러. 브라이언은 갓 태어난 테일러에게 스키를 가르쳐주겠다고 다짐하곤 운동에 몰두했다. 플레처 형제의 어머니 페니는 “브라이언이 항암 치료를 받을 때 테일러는 강보에 싸인 아기였고 우리 가족에겐 브라이언의 백혈병 진단이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다”며 “하지만 테일러를 안은 브라이언이 스키를 가지고 놀면서 항암 치료를 견뎌냈고, 11세 때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은 “동생과 함께 출전하기에 우리에겐 두 번의 우승 기회가 있는 셈”이라며 “한 명만 잘해도 우린 기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앨릭스(27)·마이아 시부타니(24) 남매는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미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대표다. 앨릭스가 7세, 마이아가 4세 때이던 1998년 함께 스케이트에 입문했다.

앨릭스는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 아이스댄스 선수들이 빙판 위에 모습을 드러낼 때 우린 세찬 바람을 느꼈다”며 “그들의 예술성과 질 높은 연기에 감명받아 아이스댄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시부타니 남매는 2016년 세계선수권에서 은, 2017년 동메달을 차지했다. 남매는 잠잘 때를 제외하곤 늘 붙어 다닌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공동 취미. 경기력만큼 식성도 대단한 남매다.

미헐·로날트 뮐더르(이상 32)는 쌍둥이 형제로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의 간판스타다. 10분 일찍 태어난 형 미헐은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금메달,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로날트는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형과 동생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닮은 형제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쌍둥이 형제가 동계올림픽에서 함께 메달을 획득한 건 1984 사라예보동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이었다. 로날트는 “나와 형이 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평창에서 형과 함께 다시 한 번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엔 로날트가 유력한 우승 후보다. 로날트는 올 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랭킹 1위로 부모에게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길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로날트와 미헐은 또 1000m에선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정재웅(19)·재원(17·이상 동북고) 형제는 한국빙상의 유망주. 형제가 함께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이다. 형 재웅은 1000m, 동생 재원은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형은 단거리, 동생은 장거리가 주력 종목. 둘은 지난해 10월 올 시즌 월드컵 출전 대표를 가리는 선발전을 통과했다. 재원이 하루 먼저 태극마크의 기쁨을 안았다. 재원은 “먼저 선발전을 마친 뒤 형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 형을 응원했다”면서 “부모님께선 동생과 형이 대표가 되자 굉장히 기뻐하셨다”고 귀띔했다.

재웅·재원 형제가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건 올 시즌 월드컵이 처음이었고 둘 다 큰 성과를 거뒀다. 재웅은 월드컵 3차 대회 1000m에서 1분 8초 41로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작성했고 재원은 1차 대회에서 팀 추월 금메달,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획득하며 ‘무서운 10대 형제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을 함께 기다리고 있다. 재웅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건 모든 한국 선수들의 소원”이라며 “평창올림픽에 참가해 최선을 다하고, 또 동생과 함께 즐기겠다”고 말했다. 재원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재웅·재원 형제는 이승훈(30), 모태범(29·이상 대한항공) 등 국가대표 터줏대감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기량 발전 속도가 빨라 곧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다크호스로 분류되며, 평창동계올림픽 이후가 더욱 기대된다. 운동을 좋아한 형이 초등학생 시절 먼저 스케이팅을 시작했고, 동생은 형의 스케이팅을 지켜보다가 형의 길을 따랐다. 집에서도, 선수촌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재웅·재원 형제는 서로에겐 롤모델이 된다.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고된 훈련을 견디고 있다. 재웅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에 영광이고, 재원이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재원은 “형이 올림픽에서 실수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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