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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2일(金)
小說만큼 극적인 英 최고 作家자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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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35년쯤 남동생 브랜웰이 그린 브론테 자매의 초상. 왼쪽부터 앤, 에밀리, 샬럿 브론테. 에밀리와 샬럿 사이엔 브랜웰이 있었으나 그가 직접 지웠다. 브론테 자매는 아쉽게도 세 명 모두 요절했다(오른쪽). 왼쪽은 에밀리의 개 키퍼의 황동 목걸이(위)와 에밀리가 그린 키퍼의 모습(아래).

- 브론테 자매 평전 / 데버러 러츠 지음, 박여영 옮김 /뮤진트리

목사 딸로 자란 브론테 세자매
여성 독립적 삶 다룬 작품으로
가부장적인 19C 유럽에 충격

반짇고리·개목걸이·원고·편지
유품들 통해 자매의 명작 다뤄


영국이 낳은 최고의 여성 소설가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는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자매 작가다. 이들이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함께 자란 자매라는 점도 새삼 눈길을 끌지만, 동시에 한결같이 여성의 독립적 삶을 다룬 작품으로 19세기 유럽의 가부장적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을 준다.

브론테가(家)의 딸들이 살았던 시기는 영국의 제국주의가 절정으로 치닫던 ‘빅토리아 시대’(1837∼1901)였다. 대영제국은 빅토리아 여왕의 강력한 통치 아래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정치적으로는 자유당과 보수당의 의회정치가 싹텄고, 경제·사회적으로는 산업혁명이 진전됐다. 군주제와 민주주의, 자본주의가 혼재된 혼돈의 시대였다.

브론테가의 세 자매는 이런 커다란 변화와는 좀 떨어져 있었지만 인간의 삶과 죽음, 고독과 빈곤에 대한 고통은 누구보다 일찍 경험했다. 에밀리의 소설 ‘폭풍의 언덕’의 배경이 된 요크셔 하워스의 황량한 목사관으로 이주한 직후 샬럿이 불과 5세일 때 모친이 사망했고, 샬럿 위로 두 언니인 마리아와 엘리자베스가 10대의 나이에 영양실조와 병으로 숨졌다. 순식간에 세 가족을 떠나보낸 어린 세 자매에게 유일한 위안은 책뿐이었다.

빅토리아 시대 문학 연구가인 저자가 주목한 것도 세 자매의 분신과도 같은 책과 종이다. 저자는 책을 비롯한 아홉 개의 유품을 통해 세 자매의 짧지만 매혹적인 삶과 문학을 추적한다.

이 중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책 중에서도 ‘미니어처’ 책이다. 샬럿의 남동생 브랜웰을 포함해 세 자매는 하워스 언덕 위 외딴집에서 책으로 외로움을 달랬다. 바깥세상의 소식을 전하는 잡지인 ‘블랙우드 에든버러 매거진’을 마르고 닳도록 읽고 베끼고 재창작하며 작가의 꿈을 꿨다.

이들이 몰두했던 책은 매 작품에서 의미 있는 상징으로 쓰였다. 샬럿의 마지막 소설 ‘빌레트’에서 폴리나가 어린 시절에 알았던 한 남자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 그의 서재에서 책을 꺼낸다거나,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에서 록우드가 주인공 캐서린 언쇼의 침대에 누워 캐서린의 책과 글씨를 접하는 장면이 그렇다. 이런 묘사를 통해 독자들은 개인적 도구로서의 책을 마주하게 된다.

세 자매는 또 산책을 즐겼다. 목사관 주변으로 펼쳐진 황야에서의 산책은 중요한 일과였다. 산책은 창작 이상의 예술적 활동으로서 당대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나 낭만주의 사상가들 사이에 유행했다. 어린 자매들은 모친의 죽음이 서려 있는 집 안에만 머물지 않고 자연의 발자취를 따라나섰다. 남성들의 필수품이었던 지팡이는 아마도 그때 브랜웰이 사용했던 물건일 것이다.

이외에도 샬럿의 휴대용 책상과 반짇고리, 에밀리의 개 키퍼의 황동 목걸이, 세 자매의 편지와 원고들, 언니인 샬럿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에밀리와 앤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팔찌 등은 빅토리아 시대 속 세 자매의 소박한 삶과 명작 탄생의 순간을 연결하는 열쇠 같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 물건은 동생들을 먼저 떠나보낸 후 깊은 슬픔에 잠겨 있던 샬럿이 유품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들이다. 1855년 샬럿마저 39세의 나이로 숨진 후 160여 년, 이제 그 유품들은 ‘브론테 박물관’으로 변한 그들의 생활 공간에 전시돼 있다.

약 30년의 짧은 생애를 동고동락했던 세 자매는 1847년 나란히 각자의 대표작을 세상에 내놓으며 문학사를 다시 썼다.

샬럿의 ‘제인 에어’는 최초의 여성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고아로 외롭게 자란 소녀가 당당한 여성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기까지의 시련과 극복의 과정을 그렸다. 당시로선 관습을 뒤엎는 주제의식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은 출간 당시에는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지금으로 치면 ‘막장 드라마’나 다름없는 이야기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캐서린 언쇼와 히스클리프의 사랑과 복수는 지금 봐도 손색없는 긴장감을 갖추고 있다. 막내 앤의 대표작은 ‘애그니스 그레이’. 그러나 필력이나 명성은 두 언니만큼에는 못 미쳤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408쪽, 2만4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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