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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2일(金)
오피오이드 남용에… 美 기대수명 2년 연속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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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처방전만 있으면 쉽게 구해
트럼프, 비상사태 선포후 無대책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영국의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6년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전년보다 0.1세 줄어든 78.6세로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낮아진 것이다. 2015년 이전 가장 최근 전년 대비 기대수명이 낮아진 해는 1993년이고 2년 연속 하락은 치명적인 독감이 유행했던 1962∼1963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 미국인의 기대수명 감소는 남성의 평균수명이 76.1세로 2015년보다 0.2세나 줄어든 데서 비롯된 것이다. 여성은 81.1세로 전년과 동일했다.

CDC는 “사망 원인 중 심장 질환, 암 등 10대 중대 사인에 의한 사망률은 큰 변동이 없었으나 약물 중독, 알츠하이머, 자살 등에 의한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며 “특히 2016년에는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사망자가 6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나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4만2000명 이상이 오피오이드 남용에 의한 사망자다”라고 밝혔다. 약물 과다 복용이 포함된 ‘의도치 않은 상해’ 항목은 심장 질환, 암 등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 항목은 2015년에 4위, 2012년에 5위를 차지했다.

CDC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19.8명으로 전년 16.3명에서 3명 이상 증가했으며 1999년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약물 중 진통제로 쓰이는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2016년 인구 10만 명당 6.2명으로 전년 3.1명의 2배로 늘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opium)과 ‘오이드’(oid·∼와 비슷한)의 합성어다. 인류가 옛날부터 사용했던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법적인 합성 진통·마취 물질로 의사 처방전만 있으면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옥시코돈, 하이드로코돈, 하이드로몰폰, 펜타닐, 메타돈 등이 오피오이드에 속하는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미국 의사들은 환자가 기존 진통제는 약효가 없다고 호소하면 대부분 처방해주고 있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3년 연속 감소한 것은 약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인데 현재로썬 2015∼2017년이 그때와 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상반기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와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진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기대수명은 가뜩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약물 과다 복용으로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추세를 돌이키지 못한다면 이는 ‘아메리카 라스트’ 정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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