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명 노숙’ 대혼잡 끝에… 제주공항, 운항 재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공항 바닥서 ‘새우잠’ 12일 새벽 제주공항 3층 출발 대합실에서 전날 폭설과 강풍으로 공항이 세 차례나 폐쇄되면서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이 쪽잠을 자고 있다. 연합뉴스

폭설 탓 결항으로 공항 북새통
모포·생수·버스 등 지원했지만
수습에는 역부족…오후 풀릴듯

11일 폭설과 강풍으로 제주국제공항의 활주로가 폐쇄돼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 운항이 차질을 빚고, 발이 묶인 관광객 수천 명이 공항 대합실에서 노숙하는 등 대혼잡이 벌어졌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오전 5시 제주공항 제설작업을 완료하고, 오전 7시 30분 제주발 김포행 항공기가 정상이륙을 시작했으며 임시항공편(12편)을 투입해 이날 오후에는 혼잡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11일 하루에만 3차례(오전 8시 33분, 오후 6시 30분, 오후 11시 55분)나 폐쇄됐다. 이에 따라 예정됐던 411편의 항공편 중 390여 편이 결항했고, 이틀째 결항으로 대한항공 2023명 등 7000여 명의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00여 명은 간헐적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으로 빠져나갔지만 발이 묶인 5000여 명 중 2500여 명은 공항 대합실에서 밤을 지새웠다.

제주도는 매트리스·모포 2700세트, 생수 3500개 등을 긴급 지원하고 의료진까지 배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발이 묶인 관광객들은 대합실 바닥 곳곳에 자리를 잡고 빵과 우유, 라면 등을 먹으며 새우잠을 청했다.

제주공항공사는 체류객들을 시내 숙박시설로 안내하기 위해 매트리스와 모포 지급, 음식물 지급을 새벽까지 미뤄 대혼잡이 빚어졌다. 공항 주변 제설작업 미비로 차량 진입이 힘들었고, 심야 시간 택시와 버스도 제때 지원되지 않아 승객들은 강추위 속에 밖에서 떨어야 했다. 또 대형 전세버스 8대를 투입하고 택시 운송을 위해 기사에게 1건당 2200원의 쿠폰을 지급했지만 궂은 날씨에 택시가 공항 진입을 꺼려 불편이 이어졌다.

제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