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으로 金 딸 수 있게… ‘푸드 올림픽’ 준비 완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신세계푸드 올반LAB에서 셰프와 직원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 식당에서 제공할 메뉴를 개발한 뒤 시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경기 용인시 현대그린푸드 본사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현대그린푸드 셰프들이 케이터링 메뉴 품평회를 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제공

케이터링 공식업체로 선정된 ‘신세계푸드·현대그린푸드’

평창선수촌 맡은 ‘신세계푸드’
2년전부터 준비 600여명 투입
도루묵탕 등 400종 메뉴 개발

강릉 책임지는 ‘현대그린푸드’
청정한우 강원도서 100%조달
특산물 활용한 630종 새 메뉴

패럴림픽까지 550만여끼 제공
한식 포함 각국선수 취향 고려
올림픽 경험 살려 글로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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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푸드 올림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촌 케이터링(단체급식) 운영을 맡은 국내 업체들은 평창올림픽을 발판으로 글로벌 케이터링 시장 진출을 노린다.

평창올림픽 케이터링 서비스 업체로 공식 선정된 신세계푸드는 평창, 현대그린푸드는 강릉을 책임진다. 신세계푸드는 평창선수촌,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국제방송센터(IBC)에서 선수단과 운영인력 등 1만여 명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신세계푸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당시 현지에서 케이터링 시스템을 파악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해왔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일부터 총괄셰프 및 셰프, 직원 100여 명이 선수촌에 입성해 사전 준비를 시작했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총 600여 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규모 인원 투숙을 위해 인근 강릉에 있는 관동대 기숙사와 계약했다.

현대그린푸드는 강릉선수촌과 미디어촌에서 1만5000여 명분의 음식을 공급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미 지난 2011년 해외사업을 시작해 중동 등 진출국가를 늘려나가고 있다. 하루 평균 3만여 명의 다국적 근로자에게 음식을 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90여 개국의 식습관에 맞춘 최적의 식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K-푸드’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메뉴도 개발됐다. 현대그린푸드는 한우를 식재료로 사용한 한식 메뉴 20여 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LA갈비, 너비아니 등 20여 종의 한식 메뉴 레시피를 일부 조정해 한우 특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육질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올림픽 기간 사용되는 한우 물량은 약 17t, 강원도 평창과 횡성 등에서 자란 청정 한우로 100% 조달할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해외 선수들에게 한우를 포함한 한식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전통 한식부터 강원도 특산물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또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 메뉴별 영양정보 분석을 거쳐 총 630여 종의 메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강원도 특산물인 도루묵을 활용한 선수단 메뉴를 만들어 지역민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직접 개발한 시래기 도루묵탕은 고단백, 고칼슘 건강식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올반LAB에서 지난 1년간 국가별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한 양식, 채식, 할랄 푸드, 아시안 푸드 등 400여 종의 메뉴를 개발했다. 빵 역시 공장에서 만들어 운반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창선수촌에 베이킹 센터를 갖췄다.

공식 케이터링 사는 아니지만 다른 국내 기업들도 평창올림픽을 활용해 K-푸드 홍보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대회 기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 부스를 설치하고 비비고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 개·폐회식 도시락 공급을 맡은 SK행복나눔재단의 사회적기업 행복도시락은 ‘강원 만찬’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전후로 약 50일 동안 선수촌과 경기장 등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무려 550만 끼에 이른다. 6500여 명의 선수를 비롯해 각국 선수단 관계자와 취재진, 운영인력, 관중들이 모두 22곳의 식당을 이용하게 된다. 이 가운데 선수촌 메뉴는 특급호텔 수준이다. 맛있고 건강한, 질 높은 음식을 먹어야 힘을 잘 쓸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선수촌 식당은 ‘특별관리’ 대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메뉴마다 엄격하게 알레르기 가능성을 표시하고, 칼로리와 원산지도 표기한다. IOC는 선수촌 식당의 메뉴, 식단 구성에도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댔다.

선수들은 선수촌 식당을 24시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선수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피자, 스테이크, 파스타 등 서양식은 물론 한식을 포함한 아시아 음식 등 각국 선수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지역 음식이 마련된다.

하루 3만∼4만인 분의 음식을 제공하는 올림픽 케이터링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에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시점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글로벌 위탁 급식 규모는 연간 400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프랑스 소덱소, 미국 아라마크, 영국 콤파스그룹 등 글로벌 대형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다.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서도 주요 선진국을 제외하면 이들이 케이터링을 맡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 케이터링 입찰 당시에도 소덱소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케이터링 경험이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 올림픽 등 국제 경기가 개최될 때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국가별로 호텔을 지정해 투숙·식사했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선수촌 케이터링을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오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의 사업권확보 등에서도 평창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위탁 급식 사업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 식중독 등의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그리고 각 업체는 안전한 음식 제공을 위해 입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15일엔 조직위 주관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식음료 안전관리 모의훈련’을 강릉선수촌 식당 등에서 실시해 식중독 발생 예방과 발생 시 신속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