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린지 본… 월드컵 활강 27위 ‘최악’

무릎 부상· 체력 부담에 부진
이탈리아 선수 1∼3위 휩쓸어
히르셔,시즌 8승… 통산 53승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월드컵 여자부 최다승(78승)의 위용을 찾아볼 수 없다.

본은 15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바드클라인키르히하임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에서 1분 07초 03으로 27위에 머물렀다. 본은 전날 슈퍼대회전에선 1분 11초 23으로 9위에 그쳤다. 본은 월드컵 78승 가운데 활강에서 39승(50.0%), 슈퍼대회전에서 28승(35.9%)을 챙겼고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도 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본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월드컵 여자부 활강은 3차례, 슈퍼대회전은 5차례 열렸지만 본은 지난해 12월 17일 프랑스 발디세흐에서 열린 슈퍼대회전에서 1번 우승했을 뿐이다. 활강에선 지난해 12월 2일 캐나다 레이크루이스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져 실격됐고, 이튿날엔 12위에 그쳤다. 슈퍼대회전에선 우승 1회를 제외하고 실격(1회)과 기권(1회), 그리고 9위와 24위에 그쳤다.

본의 슬럼프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 체력적인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본이 주춤하는 사이 경쟁자들은 펄펄 날고 있다.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은 주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은 물론 본의 ‘영역’인 활강과 슈퍼대회전까지 넘보고 있다. 시프린은 지난해 12월 3일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활강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이탈리아가 급부상하며 본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이탈리아의 고지아 소피아(26·1분 04초 00), 페데리카 브리노네(28·1분 05초 10), 나디아 판치니(32·1분 05초 45)는 15일 활강 1∼3위를 휩쓸었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금, 은, 동메달을 휩쓴 건 처음. 특히 브리노네는 전날 슈퍼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한편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는 스위스 벵겐에서 열린 월드컵 남자 회전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45초 45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5회 연속, 8번째, 그리고 통산 53번째 월드컵 우승이다.

AP통신은 “남자 월드컵 최다승인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의 86승은 당분간 어렵겠지만, 히르셔가 다음 주 헤르만 마이어(오스트리아)의 통산 54승(역대 2위)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며 “히르셔는 1980 레이크플래시드올림픽의 기술 종목(회전, 대회전) 2관왕에 오른 스텐마르크처럼 다음 달 평창에서 금메달 2개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히르셔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선 회전 은메달에 만족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