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 교수의 古典名句>勿忘勿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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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 勿助長也(필유사언이물정 심물망 물조장야)

반드시 그것을 일삼되 기대하지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고 조장하지도 말라.



‘맹자’의 호연지기장(浩然之氣章)에 나오는 구절이다. 호연지기는 지극히 크고 굳센 기운으로 잘 기르면 천지에 가득 차게 된다고 한다. 맹자는 호연지기란 평소 도의를 꾸준히 축적할 때 생기는 것이지 밖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마음에 두고 챙기되 미리 성과를 기대하지는 말며 물망물조(勿忘勿助)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어서 재미있는 비유를 들고 있다. 송나라의 어느 성급한 농부가 벼 싹이 빨리 자라지 않자 답답해 싹이 잘 자라도록 조금씩 뽑아주고는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오늘 일을 많이 해서 피곤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들이 급히 논으로 달려가 보니 벼 싹은 이미 다 말라죽어 버렸다. 유명한 알묘조장(알苗助長)의 고사다. 김을 매지 않는 것은 잊어버리는 것이며 싹을 뽑는 것은 조장하는 일인데, 조장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해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망물조는 원대한 포부를 이루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원대한 꿈은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바쁘게 살다 보면 꿈 자체를 잊어버리고 방치하기 쉽다. 반대로 꿈에 대한 기대심이 너무 커서 조바심을 내다보면 실패하거나 도리어 꿈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꿈을 위해 틈틈이 김매는 것을 잊지 말되 조건이 갖추어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식을 키우는 데도 물망물조가 긴요한데 특히 알묘조장을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부모는 김매는 것은 잘하지만, 알묘조장의 우를 범하기가 쉬운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간절하기 때문이다. 빠른 성과를 바라면서 조바심을 내는 것은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상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