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일자리안정자금 홍보물 보는 경제부총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인천 서구 가좌2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일자리안정자금 관련 홍보물을 살피면서 자금 신청 현황을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최저임금위반 명단공개 후폭풍
신용제재로 대출 제한 밝히자
“자영업자를 범법자 취급”반발
부랴부랴 “전부 공개 아니다
체불자중 有罪확정 경우” 해명
“사업주를 信不者 만든다는 건
사형선고나 다름 없어” 격앙
서울 서대문구에서 떡볶이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떡볶이 가격을 500원 인상한 뒤 큰 고충을 겪고 있다. A 씨는 “보통 떡볶이에 튀김 등을 더해 1만 원 이상 배달시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격 인상 후에는 주문하다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저임금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린 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는 자영업자 옥죄기에만 몰두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금속 가공 업체를 운영하는 B 씨는 “최저임금도 문제지만 사람 구하는 일 자체가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쓰는데 현실 모르는 규제가 쏟아지다 보니 요즘은 내·외국인 인력 비율 등도 규제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6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연초부터 중소기업 및 영세 자영업 경영난, 고용 축소, 가격 인상 등 최저임금 인상에서 시작된 각종 부작용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15일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해 명단 공개와 대출 제한 등 신용제재 방안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있는 상황에서 명단 공개(3년)와 신용제재(7년)까지 진행되는 데 대해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법은 당연히 지켜야겠지만 소상공인들이 일시적으로 최저임금을 위반했다고 신용제재까지 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어렵게 참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을 예비 범법자 취급하는 것은 그나마 살아보려는 의지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지금 높은 최저임금 인상 탓에 다들 죽겠다고 난리인데 왜 최저임금을 주기 어려운지 파악하고 잘 지키도록 계도해야지 무조건 처벌하겠다는 것은 사업하는 의욕만 꺾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위반 시 과도한 처벌은 창업 활성화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관련 기업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창업 초기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임금을 다 못 챙겨주는 경우도 있을 텐데 최저임금 위반으로 7년간 신용제재면 창업 꿈은 접으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예상보다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부랴부랴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를 전부 공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고액·상습 체불자 중 유죄가 확정된 경우에 한해 공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도 객관적 사실 및 고의 여부 등이 확인되고 법원 판결로 확정돼야 하는 만큼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도 이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영세 사업자나 소규모 자영업자가 최저임금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용부의 섣부른 발표는 결국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악덕 사업주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김남석·유현진·정진영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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