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가 어린이들에 상처 입힌 데 수치심 느껴”

교황, 칠레서 성추행 공식사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교황청 소속 사제들의 성폭력 및 미성년자 성추행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칠레를 방문 중인 교황은 이날 오전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가진 연설에서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용서를 구하고 희생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칠레에서는 성직자 아동 성추행 은폐 의혹이 제기된 후안 바로스 주교가 지난 2015년 칠레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된 것에 대해 반감이 퍼져 있다. 바로스 주교는 자신이 멘토로 여기는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카라디마 신부는 2011년 교황청 조사 결과 10대 청소년 여러 명을 수년간 성추행한 것으로 확인돼 평생 속죄와 피해자를 위한 기도 제재를 받았다. 바로스 주교는 이날 수도 산티아고의 오이긴스 공원에서 40여만 명이 참석한 대규모 미사에 참석했다. 교황 방문을 전후로 산티아고와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남부 지역에서 최소 성당 8곳이 공격을 당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