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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박민 부국장 겸 정치부장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7일(水)
3大 ‘정책 투쟁’에 野 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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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정치부장

선거 객관적·주관적 조건에서
여당은 필승 위한 철옹성 구축
공천잡음 등 균열 여지도 없어

국민 지지받는 야당 통합 성사
과감한 정책·선거연대 이뤄내
진보정부 독단 개혁 저지해야


정치가 아무리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더라도 6·13 지방선거에서 야당 참패는 이미 확정적이다. 선거 결과는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조건에 좌우되는데 여당은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선거 구도 측면에서 신(新) 5당 체제는 기정사실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도 국민의당 분당으로 야당이 또 등장한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을 제외하더라도 1여 3야 구도다. 지역발전이 핵심 공약인 지방선거에서 여권 프리미엄이 작용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야당이 기댈 언덕은 없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나 정당 지지율도 핵심 변수인데 1월 2주차 여론조사(리얼미터) 결과 국정 지지율은 70.6%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1.6%인 반면 자유한국당(16.9), 바른정당(5.3), 국민의당(5.1) 등 3야당 지지율의 합이 27.3%로 절반 수준이다.

주관적 조건도 마찬가지다. 여권이 선거 이슈로 내세우고 있는 개헌·권력기관 개혁·적폐청산 명분 앞에 최순실게이트로 뿌리가 뽑힌 보수 진영은 저항력을 잃는다. 여권은 후보로 내세울 인물이 넘쳐나지만, 공천 잡음 가능성은 작다. 지난 총선 공천에서 친박(친박근혜)이 보여준 분탕질을 거울삼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이호철과 양정철은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16일 선언했다.

반면, 여당의 철옹성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0%로 수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경제·복지정책에 대한 우려나 불안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불안이 확산돼 지지를 철회하거나 우려를 뒷받침할 후유증이 나타나기에는 지방선거까지의 5개월이 너무 짧다. 특히 평창올림픽 참가를 명분으로 진행된 남북 대화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북한발 대형 악재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대통령 가족이나 핵심 측근의 권력형 비리사건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지만, 집권 기간이 1년 남짓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

미약하지만 변화 여지는 있다. 야권은 우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명분과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와 실현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다당제를 내세우지만 과거 13, 14, 15대 총선을 통해 성립된 다당제는 국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양당제로 수렴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은 세 불리기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보다 넓고 전향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그릇 만들기다. 안 대표는 의원 수 지키기보다 통합과정에 국민에게 기대를 불러일으키게 해야 한다.

야권 개편이 이뤄지면 야권 정책연대를 추진해야 한다. 7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좌파정부’ ‘포퓰리즘 정부’와 같이 존재나 정체성을 부정하는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골수 지지층을 열광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보 회의 세력’이나 ‘보수 회귀 희구 세력’을 규합할 수는 없다. 세가 약할 때는 상대의 약한 고리에 공세를 집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약한 고리는 일자리 정책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의 정책은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처방 수위를 높여가지만 역효과만 부르고 있는 부동산 정책도 핵심 공략 대상이다. 보편성과 수월성의 조화를 무시하고 이념 지향성을 강조하는 교육 정책도 학력저하와 사교육 확대 등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3가지 정책은 우리 경제와 서민 삶, 청소년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민생 현안이고 실패한 보수와 어정쩡한 중도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분야다. 정책연대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야권은 남은 5개월 동안 이 3가지 정책을 반복적으로 부각시켜야 한다. 정책연대에 탄력이 붙으면 선거 연대에 나서야 한다. 불과 5개월 내에 통합 지지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야당에 인재가 모여들길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지역별, 세대별, 이념별 장점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해 과감하면서도 전향적인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

보수와 중도 진영이 연대를 통해 선전하더라도 문재인 정부 패배까지는 이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싹쓸이를 동력 삼아 진보의 논리와 진보의 방식으로 세상을 개조하려 했던 ‘위험한 선택’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보수가 혁신해야 하는 명분이고 회생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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