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G-23>로흐 “올림픽 3연패·최다金”… ‘루지 신화’ 새로 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독일의 펠릭스 로흐가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 공식 훈련에서 트랙을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동독 국가대표 출신 부친 영향
6세때부터 썰매 즐겨…급성장
17세 獨대표… 최고 시속 기록
21세에 밴쿠버 루지 최연소 金
소치선 개인·팀계주 2관왕 달성

펠릭스 로흐(29·독일)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루지의 새로운 신화 창조를 예고하고 있다.

로흐는 남자 루지의 1인자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인승 2연패를 차지했다. 로흐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게오르그 해클(52·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로흐의 선배인 해클은 1992 알베르빌, 1994 릴레함메르,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다.

로흐는 또 남자 루지 역대 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바짝 다가섰다. 로흐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신설된 팀계주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라 이미 해클과 같은 금메달 3개를 보유, 이 부문 공동 1위다. 로흐가 평창에서 1인승에 이어 팀계주마저 우승하게 되면 그의 금메달은 5개로 늘어난다.

로흐는 아버지로부터 루지 DNA를 물려받았다. 그의 부친 노르베르트(56)는 동독 루지 국가대표 출신. 아들은 6세 때부터 아버지를 흉내 내며 썰매를 갖고 놀았다.

로흐는 “내가 크면 아버지처럼 꼭 루지 국가대표가 될 거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했고 부자 국가대표로 등록됐다. 로흐는 부친의 지도편달을 받으며, 또 체계적인 독일의 루지 육성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급성장을 거듭했고 17세에 독일 대표로 발탁됐다.

로흐는 2009년 2월 최고 시속 153.98㎞을 기록해 루지 사상 가장 빠른 스피드를 남겼다. 로흐는 2008년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연소인 19세에 우승했고,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선 21세로 역시 루지 사상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로흐는 한 번도 제동이 걸린 적 없이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로흐는 세계선수권에서 12차례 금메달을 획득, 해클(10개)을 제치고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올 시즌에도 로흐는 7차례 월드컵에 참가해 3번 정상에 올랐다. 2011년부터 5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고, 지난 시즌엔 감기몸살에 시달린 탓에 2위로 내려앉았지만 올 시즌에 다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로흐의 올 시즌 랭킹포인트는 671점. 2017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볼프강 킨들(30·오스트리아)이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로흐를 추격하고 있지만 568점으로 로흐에게 무려 103점 뒤지고 있다.

로흐는 올 시즌 7차례 열린 월드컵 중 3차와 4차, 7차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난 14일 독일 오버호프에서 열린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모의고사’를 수석으로 통과했다. 로흐는 “평창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 트랙의 코너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분석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독일은 루지 최강국이다. 루지는 제9회인 1964 인스브루크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독일은 서·동독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44개의 올림픽 금메달 중 31개를 쓸어담았고 전체 129개의 메달 중 75개를 차지했다.

한국 루지의 개척자인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는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강하듯, 독일은 루지의 모든 종목에서 강하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루지는 독일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은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루지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독일이 루지에 강한 건 유망주 발굴, 육성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 해클은 “독일에선 루지에 이상적인 체격조건을 지닌 기대주를 뽑아 과학적으로 훈련시킨다”면서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