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MB의 盧죽음·정치보복 거론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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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초강경 입장표명

“靑이 검찰을 움직이는듯 표현
정부향한 모욕·사법질서 부정”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마치 청와대가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했는데 이는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말해서는 안 될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며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박 대변인에게 입장 발표를 직접 지시했다.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 현안 점검회의에서도 이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정치보복을 거론해 직접 청와대를 겨냥한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발표문은 청와대의 입장이 아닌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표현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분노’라는 말 속에 모든 것이 표현돼 있다”며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입장이 나가는 게 검찰 수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고 파급력이 클 수 있지만, 국가 혁신을 해나가면서 정리돼야 할 것이 있으면 정확히 하는 게 혼란을 줄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강한 표현을 동원해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이 전 대통령 측과의 대립은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이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며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