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창회담 합의 이후>백악관 “北이 평창서 ‘자유의 맛’ 보기 바란다”

남북 평창합의에 반응 내놔

“큰 진전” vs “시간벌기 경계”
외신들 기대·우려 동시 보도

한국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공동 입장 합의 소식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서 자유의 맛을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 세계 언론은 남북 간 합의 사항을 속보로 전하며 남북 관계의 큰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갑작스러운 화해 모드 전환에 대해 경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 공동 입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런 경험이 북한과 북한 선수단에 자유의 맛을 조금이라도 제공하고 이것이 확산돼 협상과 대화에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번 합의를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의 가치를 깨닫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비핵화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방송도 전날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230여 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며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다고 전하며 “이번 합의는 이번 달 초 남북이 대화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양국의 군사적 긴장감을 낮췄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북한이 이번 협상을 무기 프로그램을 완성할 시간을 버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대화 동기에 대해 맑은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촉구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영국 공영 BBC방송도 “올림픽을 앞둔 한국과 북한의 포옹은 한반도가 또 다른 전쟁으로 갈 수 있다는 위기 속에서 희망을 가져다주었다”면서도 “일본은 최근 ‘매력공세’(charm offensive)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올림픽 데탕트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현실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두 프로그램 모두 대륙 간 사용 능력이 증명되기 위해서는 추가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은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비판론자들은 김정은의 화해 무드는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미국이 이끄는 국제 제재를 약화시키고, 그 사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만들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경계의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