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G-21>‘뒷전’으로 밀린 패럴림픽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 마련된 ‘함께 준비하고 다 같이 즐기는 평창동계올림픽 페스티벌’ 전시관. 관람객이 거의 없어 썰렁하다.

조직위 추진했던 G-50이벤트
청와대 주관으로 갑자기 변경
취재진 차단… 홍보효과 ‘제로’
국제적 행사가 조촐한 집안잔치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을 50일 앞두고 국내는 물론 외신 취재진에게 메달을 공개하는 등 붐 조성을 위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하지만 전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국내외 취재진의 접근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평창동계패럴림픽 G-50을 기념해 ‘함께 준비하고 다 같이 즐기는 평창동계패럴림픽 페스티벌’이 열렸다.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국내외 취재진에게 패럴림픽 메달을 공개하는 등 국제적인 이벤트로 꾸밀 예정이었다.

패럴림픽 G-50 이벤트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하면서 청와대 주관으로 변경됐다. 청와대 행사가 되면서 올림픽, 패럴림픽을 취재하는 체육부 기자들과 외신의 현장 취재는 무산됐다. 경호, 보안 때문이다. 이미 신원파악을 마친 일간지 청와대 출입기자 1명만이 이 행사를 현장에서 취재했다. 김정숙 여사는 장애인아이스하키 입장권 50장을 구매하고 페스티벌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메달을 공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지만, 정작 취재진이 없어 결과적으로 홍보 효과는 제로가 됐다.

한 원로 체육인은 “김정숙 여사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을 돕고, 선수단을 격려한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것”이라면서 “다만 청와대 비서실 등 보좌진이 이 이벤트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국제적인 행사가 조촐한 집안잔치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정숙 여사가 참가하되 G-50 이벤트 취재를 보장했더라면 패럴림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란 뜻이다.

한편 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올림픽·패럴림픽 메달, 성화봉과 임시성화대 등 성화봉송 장비, 경기 장비 등이 전시된다. 시민들은 메달·성화봉 만들기 등도 체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18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관람객이 15명 안팎에 불과했다. 관람객이 없을 때는 행사 관계자가 오히려 더 많았다. 같은 시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야외에 현대자동차가 설치한 아이스링크에서는 수십 명의 시민이 스케이팅을 즐겼다. 한 관람객은 “근처에 왔다가 우연히 (전시장에) 들렸다”며 “사람이 별로 없어 썰렁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글·사진 =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