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세기’‘혼돈의 시기’에도 빛났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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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의 아름다움 / 김율 지음 ／ 한길사

- 바로크, 바로크적인 / 한명식 지음 ／ 연암서가

지금까지 미학 관련 논의가 대부분 근현대 미학에 초점을 맞춘 상황에서 ‘중세 미학’과 ‘바로크 미학’을 논하는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보통 ‘중세’는 대중에게 ‘잊힌 역사’ ‘암흑기(Dark Ages)’ 등으로 불리며 서양 역사에서 일종의 ‘괄호’로 취급받는다. 특히 철학과 미학에서 그런 인식이 강하다. 과연 그럴까. 그 같은 질문에서 출발하는 책이 ‘중세의 아름다움’이다.

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 위 디오니시우스, 아퀴나스, 둔스 스코투스 등 중세의 걸출한 철학자이자 미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중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을 분석하며 중세 미학의 고유한 특징을 찾는다.

서양에서 중세 미학은 기독교와 고대 희랍사상이 만나 탄생했다. 특히 저자는 중세 미학이 기독교 사상의 바탕 위에 고대로부터 비례·조화·적합성 등 미적 범주, 감각적 아름다움에 대한 지성적 아름다움의 우위 등을 이어받아 탄생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중세에는 아름다움의 초월성에 대해 더 예리하게 사유했고,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자 개별적이거나 부분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전체의 아름다움을 꿈꾸었다. 반면 인간주의적 색채는 약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것을 단지 종교적 영향의 결과물로만 이해하면 안 된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오히려 이는 근대미학이 독립되고 분리된 개인적 아름다움을 다루는 배경이 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36쪽, 1만4000원.

‘바로크, 바로크적인’은 17∼18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예술 사조인 ‘바로크 미술’에 대한 책이다.

바로크는 보통 르네상스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인식된다. 르네상스 미술이 고전주의를 추구했다면, 바로크 미술은 화려함을 강조했다.

르네상스의 과학혁명, 항해술의 발전 등 변화와 새로움은 중세를 막 벗어난 근대인들에게 극심한 혼란과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바로크 예술의 역동성, 심연함, 그러면서도 혼란함, 모호함의 형질들은 그러한 고뇌로부터 싹튼 문화적 현상체다. 세계를 변화하는 존재로 보면서도 영원 불변적인 대상을 찾다 보니 바로크 예술에 비극적 장엄미, 요란한 조형성, 찬란한 호사스러움 같은 특징이 나타났다.

저자는 “바로크는 심연과 어둠의 미학”이라며 “그처럼 뒤틀리고 벌어진 틈 속에서 싹튼 바로크는 오늘까지로 이어지는 문화적 다양성을 꽃 피워냈으며, 세계를 구성하는 인식의 기준으로 승화됐다”고 설명한다. 396쪽, 1만8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