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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9일(金)
한국프레스센터 소유권·관리운영권 분쟁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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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신문회관 터에 지은 14개 언론단체 보금자리
“설립 취지·公的시설 지위로 볼 때 언론계로 돌려줘야”


1962년 설립 신문회관이 시초
5공 정권때 프레스센터로 개축

문공부, 코바코에 소유권 등기
언론계 “정부가 가지려는 속셈”

언론재단 임대비 징수 통보에
입주 단체들 두번째 환수운동

언론단체 “靑·정부 적극 개입
정책 원칙따라 해결해야” 촉구

방송광고판매독점 위헌 판결뒤
2012년 3월 미디어렙법 제정

방통위 개입 미디어렙법 변질
분개한 17개 언론단체 건의문

코바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3차례 민사조정 심의서 결렬

1심 판결서 이자 지급 판결
재판부 “당사자 합의가 우선”


“정부가 한국프레스센터 분쟁을 미봉(彌縫)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를 기대한다. 프레스센터는 언론의 전당이라는 설립 취지와 언론계 소유의 옛 신문회관에서 시작된 시설의 역사성 등을 살필 때 마땅히 언론계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관훈클럽,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 한국여기자협회, IPI한국위원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대한언론인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어문기자협회 등 한국프레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12개 언론단체가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의 골자다. 이토록 많은 언론단체가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상대로 프레스센터 관리·운영권과 관련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내며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법원이 1심 판결에서 코바코의 주장을 일부 인용하면서 언론단체들은 이 사안의 진실을 더 널리 알리고 해결책을 강력하게 촉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프레스센터의 원소유주였던 언론계의 반발이 이처럼 거세지자 청와대가 해법 모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계가 소유권을 주장하는 근거는 과연 무엇인지 그동안의 분쟁 경위 등과 함께 정리했다.

1 한국프레스센터의 뿌리는

1962년 4월 25일 고재욱 당시 한국신문편집인협회 회장 등 언론기간단체(言論基幹團體) 대표 26명은 ‘사단법인 한국신문회관’ 발기를 선언했고, 그해 5월 3일 신문회관이 설립됐으며 5월 5일에는 정부가 서울 중구 태평로1가 3층 건물(현 프레스센터 위치) 중 2, 3층(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서울신문 소유)을 신문회관에 기증했다. 이 건물의 이름도 ‘신문회관’이었고, 15개 언론단체가 입주했다. 이로써 언론계가 소유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한국 최초의 회관이 탄생했다.

2 신문회관, 프레스센터로 개축 배경

프레스센터 건물은 5공 정권하에서 건립됐다. 1981년 당시 무교재개발사업이 진행되자 문화공보부는 기존 신문회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프레스센터를 새로 짓기로 했다. 비용은 정부가 주주였던 서울신문사와 코바코의 공익자금으로 충당했다. 신문회관도 신문회관을 대체해 설립하기로 예정된 (사)한국언론회관(현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전 자산을 양도하기로 결의했다. 신문협회를 비롯한 입주단체는 그해 11월 한국경제신문 별관 4층으로 임시 이전했다.

3 소유권이 코바코로 넘어간 과정

프레스센터 준공을 앞둔 1984년 11월 문공부는 “시설의 소유권 등기는 코바코 앞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계가 격렬히 반대하자 문공부는 시설의 관리·운영권을 언론회관에 주면서 무마했다. 당시 언론계는 “‘언론 공익시설 확충’이라는 건립 취지를 잊고 ‘정부 직속기관(코바코)의 소유’라는 욕심을 부린 5공 정권의 잘못된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코바코는 “프레스센터 건물 중 코바코 소유분(12∼20층·1∼11층은 서울신문 소유)에 대한 관리·운영은 정부 지침에 따라 언론회관이 맡는다”는 내용이 담긴 ‘언론회관(프레스센터) 운영계획’을 작성했다.

4 언론계, 소유권 환수운동 계기

1985년 4월 7일 신문의 날에 맞춰 프레스센터 건물이 준공됐고, 언론단체들도 이 건물로 돌아왔다. 5공 정권이 끝난 후 정부의 생각이 바뀌었다. 1989년 문공부는 “프레스센터는 설립 목적에 맞게 소유권을 언론회관에 귀속시키는 것이 옳다”는 공식입장을 냈다. 하지만 소유권 귀속이 이뤄지지 않았고, 기다리다 지친 언론단체는 프레스센터 환수 운동을 시작했으며, 1998년 신문협회 등 15개 언론단체는 신문의 날 기념대회에서 “5공 정권에 의해 빼앗긴 신문회관을 환수하자”는 데 합의했다. 또 신문협회·편집인협회·기자협회 3개 단체 대표자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한국신문회관 재설립 추진위원회’도 구성됐다.

5 두번째 환수운동은 언제

신문회관 재설립 추진위는 “언론인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신문회관이 다시 설립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한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고, 김문원 초대 한국언론재단(언론회관·언론인금고·언론연구원 등 3개 기구의 통합기관) 이사장 내정자와 신문회관 법인 재설립 문제를 협의했다. 하지만 정부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2007년 5월 언론재단이 “언론단체의 무상 입주 근거가 부족하고 ‘공공건물 운영에 따른 임대관리비 징수를 엄격히 적용·운영하라’는 국정감사 지적이 있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프레스센터 입주 언론단체에 임대관리비를 내라고 통보하면서 두 번째 환수운동이 촉발됐다. 임대료 유상 전환 시도는 언론단체 반발로 무산됐다.

6 상황 악화시킨 ‘미디어렙법’

2008년 헌법재판소가 코바코에서 방송광고의 판매를 독점 대행하게 하는 방송광고판매등에관한법률(일명 코바코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정부는 방송광고판매 대행 체제를 ‘1공영 다민영’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체 법률 마련에 착수했고, 코바코를 무자본특수법인에서 주식회사로 지위를 바꾸고, 코바코의 소관부처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방송통신위원회로 넘기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옛 코바코의 자산과 관련해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은 문체부에 존치하고, 방송회관과 광고회관은 방통위로 이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송광고판매대행등에관한법률(일명 미디어렙법)이 2012년 3월 제정됐다.

7 방통위 개입, 미디어렙법 변질

미디어렙법이 제정되는 마지막 단계에서 중대한 변질이 일어났다. 코바코가 소유한 고정자산의 관리 권한 일체를 문체부에서 방통위로 넘기도록 법 조문이 바뀐 것. 당시 권부(權府)로 통했던 방통위의 물밑 개입 결과였다. 언론계는 분개했고, 신문방송편집인협회를 비롯한 17개 언론단체는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을 언론인의 품으로 돌려주십시오’라는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어 관훈클럽 등 언론계의 대표적인 4개 직능단체는 ‘프레스센터·남한강연수원에 대한 언론단체 공식 입장’을 통해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남한강연수원 표지석에는 ‘언론문화 창달의 도장(言論文化 暢達의 道場)’이라는 설립 취지가 쓰여있다.

8 소송으로 번진 과정은

코바코는 2013년부터 프레스센터 재산권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언론진흥재단에 “2014년 1월부터 프레스센터의 관리·운영을 위탁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2016년 6월 코바코는 언론진흥재단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프레스센터 관리권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조정신청을 내며 언론진흥재단에 계약이 파기된 30개월간 발생한 임대료와 지연손해금 등 157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3차례 민사조정 심의가 열렸으나 결렬됐고, 코바코는 2017년 1월 민사소송을 제기해 언론진흥재단에 286억여 원을 청구했다.

9 1심 판결 내용은

2017년 11월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 임태혁)는 코바코가 언론진흥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1심에서 “피고 언론진흥재단은 원고에게 220억7567만 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며 일부 인용 판결을 내렸다. 코바코는 이와 관련, 32년간 프레스센터 일부 층 소유주로서 제세금을 부담해왔으나 관리운영 수익은 언론진흥재단이 가져가는 비합리적인 관행을 시정하라는 명령으로 해석했다. 재판부는 또 “어떤 법적 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가 합의를 하면 합의 결과가 우선되며, 이 판결이 있은 다음에도 얼마든지 (정부의) 조정이 가능하고 바로 이게 확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10 언론단체 성명 주요 내용

12개 언론단체는 “1심 재판부는 건물 등기부상의 소유권으로만 시야를 한정해 코바코의 손을 들어줬다”며 “‘언론의 전당’이라는 프레스센터의 설립 취지와 언론계 소유의 옛 신문회관에서 시작된 시설의 역사성, 그리고 공적 시설로서의 지위로 볼 때 마땅히 언론계의 품에 돌아와야 하기에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는 이에 부합되도록 해결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 문제는 재산 흥정이 아니라 정책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 정부가 2009년부터 결론 내린 조정안대로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은 문체부가, 방송회관과 광고문화회관은 방통위가 각각 관할토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레스센터·남한강연수원의 소유권을 국가로 귀속시키고, 관리·운영은 문체부 혹은 산하기관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mail 김구철 기자 / 문화부 / 부장 김구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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