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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9일(金)
골프대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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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커리어빌더 챌린지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막됐습니다. 프로 156명, 아마추어 156명이 출전해 3일간 겨룬 뒤 각각 70명이 최종 4라운드를 치러 우승자를 가립니다. 최종 4라운드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따로 플레이합니다. 참가 인원이 보통 대회(140명)보다 많다 보니 PGA 웨스트, TPC 스타디움 코스,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 라퀸타 CC 등 3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 대회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드물게 골프를 매개로 지역사회와 공생을 도모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회가 반세기 동안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많습니다. 우선 골프를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입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 기업가, 유명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들이 단골로 참가해왔습니다. 데저트 클래식 채리티로 출발했으며 1965년부터 2011년까지는 밥호프 클래식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1962년 최고 인기의 코미디언 밥 호프가 아널드 파머와 팀을 이뤄 우승한 게 계기였습니다. 대회 흥행은 물론, 골프를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시킨 원동력이 됐습니다.

아마추어가 이 대회에 출전하려면 골프 실력은 물론 재력을 갖춰야 합니다. 정상급 프로와 54홀 경기를 하려면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핸디캡 18 이내로 제한하고, 참가비로 1인당 3만 달러 가까이 내야 합니다. 대신 참가자는 선수급 예우로 호사를 누립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코스를 개방해 연습할 수 있고, 매일 다른 2명의 선수와 동반 플레이도 하며, 선수들과 같이 식사와 파티도 즐깁니다. 그렇다고 이 대회가 부자들의 돈 자랑을 위한 잔치는 아닙니다. 참가비 등 수익금은 아이젠하워병원과 인근 코첼라 밸리 지역 비영리 단체에 기부돼 소외 계층을 위해 쓰입니다. 1960년 창설된 이 대회를 통해 지난해까지 모은 기부금은 무려 5800만 달러(약 620억 원)나 됩니다. 참가비의 80% 이상을 기부금 명목으로 연말 소득공제도 받도록 제도적인 지원도 해줍니다.

국내에도 요즘 ‘골프 마케팅’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골프대회를 통해 지역사회나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에 열정을 갖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여전히 주최 측 거래처나 이해관계자들이 선수와 프로암을 통해 ‘공짜 대접’을 받는 수준입니다. 이벤트로 파3 온그린이나 버디 값으로 몇만 원을 내거나, 동반 프로선수에게 몇십만 원의 감사비를 건네는 게 고작입니다. 상금을 늘려 관심을 받기보다 골프대회를 통해 사회공헌을 이루려는 기업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그래야 골프를 바라보는 인식도 자연스레 개선되지 않을까요.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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