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가상화폐 시세차익… ‘내부통제’ 안되는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 변수로
금감원장‘내기발언’도 물의

가상화폐 대책에 관여한 금융감독원(금감원) 직원이 대책 발표 전 가상화폐를 팔아 50%가 넘는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금감원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내 직원 불륜 추문을 시작으로 불법 주식거래, 채용비리에 이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가상화폐 거래까지 끊임없이 내부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개혁’의 적임자로 평가돼 첫 민간출신 금감원장에 오른 최흥식 원장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반대 주장도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지적된 금감원 직원의 가상통화 투자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직원은 국무조정실(국조실)에 파견된 직원으로, 지난해 7월 3일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해 국조실 중심의 가상화폐 대책 발표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11일 가상화폐 절반 이상을 팔아 700여만 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50%가 넘는 수익률이다.

금감원은 해당 직원이 가상화폐 업무를 담당하면서 미리 알게 된 정보를 거래에 이용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혐의가 드러나도 법적 처벌은 힘든 상황이다. 금감원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고 가상통화 역시 금융상품이 아니므로 법적 처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감원 내부징계 정도만 가능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금감원과 해당 직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최 원장이 최근 가상화폐를 두고 “버블(거품)이 확 빠질 것이다. 내기해도 좋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금감원 직원까지 가상화폐 투자 시세차익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감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최 원장의 내부통제 능력을 의심하기도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출신이 그렇듯 ‘개혁’‘혁신’에 대한 의지는 강한데 조화롭게 하지는 못하는 듯하다”며 “최근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를 부각했지만 결국 금감원만 우스운 꼴이 됐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