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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22일(月)
임하룡 “‘살아보자’ 中年에 용기주려 내 돈 들여 노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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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배우 임하룡이 “일주일만 젊었어도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을 수 있을 텐데… 이 나이에 내가 하려니 쑥스럽구먼”이라고 자신이 만든 유행어를 묶어 현재의 기분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나는야 젊은 오빠’ 디지털 싱글 낸 배우 임하룡

“50대땐 일 끊기면 불안했는데
이제는 마음 비우고 기다려요
다양한 역할, 특히 악역 하고파”


“하룡아, 몸은 옛날 같지 않지만 멋지게 다시 도전해보자. 이 나이에 내가 하려니 쑥스럽구먼. 하하.”

개그맨으로 시작해 배우가 된 임하룡(66)이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의 말이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그는 자축의 의미로 디지털 싱글 ‘나는야 젊은 오빠’(오른쪽 사진)를 발표했다. 김준선 작곡가와 함께 작사에도 참여했다. 가사가 이렇다. ‘왕년에 한스텝 밟았던 댄싱킹/난 살아있네 살아있네 살아있어/사랑만 있으면/나팔바지 빨간 양말/멋쟁이 젊은 오빠’.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는 듯한 내용이 재미있으면서 짠하게 다가온다. 그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그와 만나 “가수로 영역을 확장하는 거냐”고 묻자 “그 정도 실력이 됐으면 벌써 했다”며 “40년을 열심히 달려온 나를 위한 조그만 선물이다. 그동안 다 돈 받고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내 돈 들여서 만들었다”고 답했다.

“생일인데 사람들 불러서 파티하긴 좀 뭐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혼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옷도 사고 하는 것처럼 내가 제작한 노래를 발표한 거예요. 제 나이 또래인 중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김준선 작곡가가 ‘죽지 않아 죽지 않아’라고 쓴 걸 제가 ‘살아있네 살아있어’로 고쳤어요. 한 번 더 살아보자는 거죠. 사랑이야 다시 시작할 수 없겠지만 인생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포털사이트 등엔 그의 데뷔 연도가 1981년으로 나와 있는데 왜 올해가 40주년일까. 그해에 KBS ‘즐거운 토요일’을 통해 방송을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아 그게…아픔이 좀 있어요. 사실 개그맨은 꿈도 꾸지 않았어요. 장남이라 집안 생계를 책임져야 해서 낮엔 정신병원 조수로 일하고, 밤엔 야간업소에서 사회를 보며 먹고살았죠. 그러다가 전유성 씨를 만나 방송을 하게 됐어요. 1978년에 CBS 라디오에서 시작했는데 제 소개를 하며 ‘개그맨 임하룡입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렇게 개그맨이 된 거예요. 근데 방송 도중 말실수를 해서 출연 정지를 당했어요. 내용은 묻지 마세요. 그러다가 1981년에 MBC ‘영일레븐’으로 다시 방송을 시작했고, ‘즐거운 토요일’에 고정으로 들어갔어요. 그렇게 된 거예요(웃음).”

영화배우로 나서 ‘묻지마 패밀리’ ‘범죄의 재구성’ ‘웰컴 투 동막골’ ‘원탁의 천사’ ‘인사동 스캔들’ ‘브라보 마이라이프’ ‘이웃사람’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 왔다. 그러다가 2015년 ‘장수상회’를 마지막으로 출연작이 끊겼다.

“어린 시절 극장에서 하는 쇼를 구경하며 노래는 못하니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그렇게 막연히 꿈을 키우다가 영화에 출연하게 됐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데 항상 비슷한 걸 요구하니까 그게 좀 답답해요. 악역도 잘할 수 있는데 그런 역할에는 제가 선뜻 안 떠오르나 봐요. 악역 잘하는 사람들이 알고 보면 다 저처럼 선한데(웃음). 50대 초반에는 일이 끊기면 불안했어요. 근데 이제는 마음을 비웠어요. 인생이 좀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봐요(웃음).”

지난해 10월 JTBC ‘전체관람가’에서 봉만대 감독이 만든 단편 영화 ‘양양’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임하룡은 아버지와 두 아들의 사연을 담은 가족드라마에서 뇌졸중에 걸린 아버지 역을 맡았다.

“제 아버지가 비슷한 병으로 돌아가셔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연기자가 뭐든 다 해야지 가려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했어요. 회상 신을 찍으며 꼬맹이 아들을 보고 웃어야 하는데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돌아가신 아버지와 편찮으신 어머니 생각이 불쑥 났거든요. 나이를 먹으니까 눈물이 많아져요(웃음).”

그에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 뭐냐”고 말을 건네자 한참을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누구나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후회는 있겠지만 저는 한없이 사랑을 받아와서 후회되는 일이 없어요. 개그맨 후배들한테는 많이 미안해요. 후배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하니까요. 지상파에 개그를 시작하는 신인을 위한 등용문 같은 프로그램이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향이 수몰될 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는 자신이 출연했던 개그 코너를 뮤지컬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다. 올 연말쯤 뮤지컬 ‘추억의 책가방’을 무대에 올리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추억의 책가방’은 제가 만든 제목이라 애착이 가요. ‘교복세대’를 위한 재미있는 뮤지컬을 만들려고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어요. 이게 잘되면 다른 개그 코너도 뮤지컬로 만들 생각이에요.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영화도 계속 출연하고 싶어요. 근데 ‘개그콘서트’에 특별 출연하고, ‘코미디 빅리그’에도 나가며 이것저것 하니까 영화 쪽에서 안 불러주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과한 욕심은 부리지 않으면서 꾸준히 뭔가를 하려고 해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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