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苦戰하지만… 해외선 ‘국가대표’

- 현대차 벨로스터
2세대 개발여부놓고 고심 거듭
1+2도어·해치백 ‘독창성’호평

- 쉐보레 트랙스
국내선 티볼리·코나에 밀리지만
2년연속 완성차 수출 ‘1위’기록

- 기아차 쏘울
북미 판매량 11만5712대 달해
日 큐브 등 제치고 박스카 1위

현대차 i30·엑센트 등도 인기

현대자동차는 지난 13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막을 올린 2018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2세대 신형 벨로스터, 고성능 N 라인업의 북미 최초 모델인 벨로스터 N을 나란히 공개했다. 7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벨로스터는 디자인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1+2 도어(운전석 쪽 문 1개 + 조수석 쪽 문 2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쿠페 느낌을 강화하고 카파 1.4 터보, 감마 1.6 터보 엔진 등을 장착해 성능을 높였다. 특히 벨로스터 N은 지난해 유럽 출시된 i30 N에 이은 두 번째 N 라인업 모델이자 북미와 국내 출시되는 첫 고성능 모델로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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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차는 2세대 벨로스터 개발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첫해 1만929대였던 국내 판매가 이듬해 4977대로 반 토막 났고 해마다 급감해 지난해는 연간 206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익숙지 않은 1 + 2 도어에 국내에서 외면받는 해치백 형태, 젊고 파격적인 디자인에 비해 부족한 성능 등이 줄줄이 부진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현대차는 고심 끝에 벨로스터 출시는 물론, 핵심시장인 북미와 국내 첫 고성능 모델로 선정했다. 현대차의 독창성을 대표하는 모델인 동시에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연평균 2만4202대가 팔리며 브랜드 저변을 확장하는 스테디셀러 모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벨로스터 외에도 국내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국산 차가 적지 않다. 2016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완성차 수출 1위에 오른 한국지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가 대표적이다. 트랙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6549대가 팔리며 쌍용차 티볼리는 물론 후발주자 현대차 코나에도 밀렸지만, 수출에서는 25만5793대로 현대차 투싼(21만2907대)을 밀어내고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1대 팔릴 때마다 15.5대가 해외로 수출된 셈이다.

기아차 쏘울 역시 국내보다 해외에서 잘나가는 대표적 차종이다. 2008년 출시된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은 지난해 국내 판매가 3009대에 그친 것에 비해 미국에서는 38.5배 많은 11만5712대가 팔렸다. 2009년 미국시장에 선보인 쏘울은 2011년을 시작으로 해마다 10만 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아차 간판모델로 자리 잡았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각진 디자인으로 박스카라 불리는 쏘울은 2009년 출시 직후부터 닛산 큐브, 토요타 사이언xB 등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박스카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박스카 시장 자체가 협소한 데다 전통적으로 세단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 특성상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독특한 디자인이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햄스터를 소재로 한 방송 광고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엔트리 CUV 차급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현대차 i30, 엑센트 역시 국내와 해외 판매량이 각각 30.8배, 26.0배에 달할 정도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한국차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i30의 경우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시장에서는 준중형차와 소형 SUV 사이에 낀 어중간한 입지로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럽 등 해외에서는 넓은 적재공간, 탁월한 경제성 등으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