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진천선수촌서 ‘담금질’
외부인 출입 철저히 통제
훈련 하기에 최적의 장소
엔트리 35명 라커도 마련
짧은 기간 결속력 강화 집중
비어있는 태릉선수촌도 대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담금질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남북은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단일팀은 한국대표팀 23명에 북한선수 12명을 더해 35명으로 꾸려진다. 경기에는 22명이 출전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북한선수 3명이 반드시 투입된다.
북한은 전체 선수단은 물론 단일팀 12명의 방남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기에 조만간 북측이 단일팀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도종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은 “늦어도 2월 1일 이전에 내려와 훈련을 함께하도록 (북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단일팀이 구성되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합숙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최단기간에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합숙훈련 장소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이 유력하다. 보안 유지 및 결속력 강화에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이 더욱 적합하기 때문이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은 허가받지 않은 외부인의 출입이 원천적으로 금지되며, ‘전용’ 아이스하키링크를 갖췄다. 국가대표 훈련소이기에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각종 장비가 구비됐다.
강릉올림픽선수촌으로 바로 입촌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강릉올림픽선수촌은 이미 선수를 맞을 준비를 마쳤고 역시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다. 하지만 강릉올림픽선수촌에선 링크를 활용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는 강릉하키센터와 관동하키센터에서 진행된다. 그런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형평성을 이유로 홈 어드밴티지를 불허한다. 강릉·관동하키센터는 2월 1일부터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출전국과 링크를 ‘공유’해야 한다. 따라서 강릉올림픽선수촌에 머물면 훈련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아이스링크에 라커 35개가 설치됐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35명이다. 연합뉴스
게다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아이스링크에 최근 라커 35개가 설치됐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지만, 단일팀 엔트리 35명과 딱 맞아떨어진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다음 달 4일 인천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면서 “단일팀이 단기간에 조직력을 강화하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 대비하는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이 가장 훌륭한 훈련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단일팀의 훈련 장소는 북측과 합의되지 않았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아이스링크에 라커 35개는 합숙 훈련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관계자는 “단일팀 훈련장소로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의 조건이 가장 좋지만, 북측이 다른 곳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측이 태릉국가대표선수촌을 꼽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은 단일팀 훈련에 최적의 장소이지만 다른 종목의 한국대표팀도 머물고 있기에 북측이 꺼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태릉에서 진천으로 국가대표의 요람이 ‘이사’했기에 마침 태릉국가대표선수촌은 텅 비었고, 링크 또한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북한 선수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릉올림픽선수촌에서 지낼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관계자는 “북한은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같은 선수촌에서 지내기를 원한다”면서 “북한 선수단 중 스키 종목 참가자가 적기에 굳이 강릉, 평창올림픽선수촌으로 나뉘어 지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여자아이스하키 12명 외에 피겨스케이팅 페어 2명,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2명, 그리고 알파인스키 3명과 크로스컨트리 3명이 참가한다. 선수는 22명이며 코칭스태프, 임원까지 모두 46명이다. 강릉에서 설상 종목이 열리는 평창까지는 버스로 40여 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강릉올림픽선수촌에서 평창까지는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다.
진천=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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