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신해철法’ 덕분에 의료분쟁 자동개시… 조정 개시율 절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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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조정신청 503건서
작년 2420건으로 분쟁 급증
이중 57.3%는 ‘조정’ 성사

최근 벌어진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등 의료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의료 사고와 관련한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 의료 과정에서의 문제에 대해 환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던 것에 비해 지난 2014년 사망한 가수 신해철 사건 이후 의료 사고 피해 구제에 대한 법률이 개정되는 등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24일 의료분쟁을 처리하는 한국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4월 8일 기관 설립 이후 연간 의료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2012년 503건, 2013년 1398건에서 지난해는 242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의료 소송이 소송 기간의 장기화(1심 평균 26.3개월)와 높은 비용, 그리고 전문 지식 부족 등으로 환자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조정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하면 조정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과거에는 조정 신청을 환자와 의료인 중 양측 모두가 제기할 수 있었으나 상대방이 참여를 거부할 수 있어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난 2016년 11월 30일 조정 신청의 대상인 의료사고가 사망 또는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이 되는 등의 중한 상태인 경우 상대방이 조정신청에 응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절차가 개시되도록 법률을 개정하면서 중재 건수가 증가했다고 중재원은 밝혔다.

중재원 관계자는 “일명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법률 개정으로 의료 분쟁과 관련한 인식이 퍼져 의료 분쟁에 대한 신청 건수가 최근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까지는 총 7394건의 신청 건수 중 3229건이 조정으로 이어져 절반이 채 되지 않았으나 지난해는 2420건 중 1364건이 조정으로 이어지며 57.3%로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의료 분쟁에 대해 조정을 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경우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관련 없이 조정 절차가 진행된다. 지난 2016년엔 총 1138건이 조정됐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