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氣꺾인 재계… “기업가정신 살려야 청년일자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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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신·이동근 원장‘쓴소리’

“총수 부재·親노동 등 內憂에
美와 통상전쟁·中 도전 外患”

“기업인들 의욕 땅에 떨어져
도전정신 발휘할 대책 시급”

“지금 재계는 말 그대로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더 큰 청사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국회, 사법부 모두가 합심해 청년의 일자리를 만드는 현장이나 주체인 기업이 충만한 도전 정신으로 본업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경제·정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고민과 결단을 내려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발(發) 통상 전쟁과 중국의 도전이 불붙고, 총수 부재와 각종 친(親) 노동 정책에 따른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내우외환’의 시기를 경제계가 직면한 가운데, 경제계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장 등을 역임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6일 “20년 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는 결국 움츠린 기업을 활성화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최소한 주요 경쟁국 수준으로라도 규제·노동개혁, 투자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적어도 국제적으로 ‘공평한 경쟁환경’(Global level playing field)에서 기업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년 일자리 점검 회의에서 “각 부처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질책을 했다. 이를 놓고 “정부가 시늉만 할 뿐 정작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의 기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경제계에 주로 나오고 있다.

권 원장은 “기업의 책임자를 매도하고 처벌만 한다면 국격을 떨어뜨리고 경쟁자만 즐겁게 만드는 것”이라며 “지난 1년이 사회혼란을 정리하는 시기였다면 새 정부 집권 2년 차인 올해는 다양한 생각과 국가의 역량을 모아 혁신성장이란 큰 미래를 앞당기는 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을 역임한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밝힌 대로 규제혁신을 하려면 이익단체 반발, 정치권 눈치 보기 등의 여파로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고 잘 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외 통상 압박, 노동 문제 등으로 진퇴양난의 시기를 겪고 있으나 정작 기업가 정신과 기업인의 의욕은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이어 “사업을 접든가 해외로 옮기겠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기업 사정은 매우 좋지 않다”면서 “기업가 정신과 기를 살릴 수 있는 분위기와 대책을 만들어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현 시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