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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26일(金)
30일 시행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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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확인 → 계좌개설 → 거래소등록… 자금세탁 원천차단
하루 5회·1000만원 이상 입출금하면 ‘의심거래’로 간주

6개 은행 서비스 구축 완료
외국인·미성년자 이용 안돼

은행서 자금출처 등도 점검
자료 진위의혹·제공 거부땐
소명 듣고 거래 거절도 가능

거래소 폐쇄 국회논의 필요
금융위“법안통과 쉽지 않아”

거래소내 오류·투자자 피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
“등록제 등 제도권內 흡수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상화폐와 관련, 세계 각국 정부가 가상화폐의 미래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가운데 우리 금융 당국이 20여 일간의 고민 끝에 지난 23일 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격 폐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요동을 쳤다. 하지만 일단 정부의 발표 내용을 보면 거래소를 폐쇄하는 초강경 대응보다 투기를 근절하고 자금세탁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발표된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는 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거래 실명제가 무엇이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거래에 나설 수 있을지 살펴봤다. 또한, 최근 금융 당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통해 횡령 등의 가능성을 경고함으로써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스스로 져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메시지도 10문 10답에 담아봤다.

1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란

가상화폐와 관련한 금융거래를 할 때 거래자 본인의 실명이 확인된 사람들에게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30일을 기해 이 제도가 시행된다. 그동안 거래에 활용되던 가상계좌 서비스는 더 이상 가상통화 거래에 활용할 수 없다. 30일까지 완료될 시중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가 가상계좌 서비스를 대체하게 된다. 엄격한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면 신규 투자가 제도적으로 허용된다. 현재 신한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광주은행 등 총 6개 은행이 이 서비스 구축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는 본인 확인된 거래자의 계좌와 거래소의 동일은행 계좌 간 입출금만 허용하는 서비스다. 거래소와 거래자의 계좌가 서로 다른 은행에 있다면 거래자는 거래소와 같은 은행의 계좌를 신규개설해야 한다. 외국인과 민법상 미성년자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실명확인을 거부하는 거래소는 은행 거래가 거절되고 하루 1000만 원 이상 가상화폐 거래는 의심거래로 분류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된다.

▲  지난 24일 서울 시내 한 가상화폐거래소 앞에서 한 시민이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2 어떻게 거래할 수 있나

30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자금을 입금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에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물론 이 은행에 이미 계좌가 있다면 계좌개설이 필요 없다. 먼저 거래소의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은행에 개설된 계좌를 등록 신청한다. 은행이 실명 확인한 계좌주 정보와 가상화폐 거래소로부터 제공받은 거래자 정보가 일치하면 입출금 계좌 등록이 완료된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투자자들은 자금 입금이 제한된다. 즉 거래소 개설은행과 실명 거래자의 이용은행이 다르다면 새로 투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출금의 경우는 계좌가 달라도 가능하다. 이는 은행이 본인 확인을 통해 자금세탁방지의무를 준수하고 이용자를 식별하기 위한 절차다. 입출금 계좌를 등록하기 위한 구체적인 본인 확인 절차와 방법은 각 거래소가 해당 거래자들에게 공지한다. 비록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지만 신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매매에 참여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명제 시행을 담당한 은행들이 기존 고객의 실명전환을 우선 추진하면서 신규 투자자들에 대한 계좌 개설은 유보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3 가상화폐 합법화를 뜻하나

그동안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목은 금융 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느냐 여부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 발표된 ‘가상통화(화폐)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보면 거래 실명제, 즉 실명으로 거래하도록 해 자금세탁 등의 부작용을 막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가상화폐 거래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부정의 싹을 자르기보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는 국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인데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 등이 쉽지 않다. 이번 대책으로 나올 것은 다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4 한계와 문제점은 없나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는 거래소 내에서 발생하는 오류 등과 그에 따르는 투자자 피해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따로 서버 안정성 등에 대한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거래량이 폭증해 거래소 서버가 다운되거나 결제가 지연되는 등 문제가 꾸준히 발생한다. 또, 지난해 말 해킹 피해로 운영을 중단한 ‘유빗’의 경우에는 결국 투자자들이 일정한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기도 했다. 이처럼 거래소 자체의 불안정성은 거래소를 통하는 현금의 흐름을 감시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실명제가 보호할 수 있는 범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상화폐와 거래소를 제도권 하에서 관리하고, 등록제 등 형태로 거래소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간접적인 관리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결국은 직접적인 관리를 위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5 시장 분위기는

금융당국의 발표가 있었던 23일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4시 52분 현재 전일보다 3.14% 떨어진 1291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9시쯤 반짝 올라 1407만90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1200만~1300만 원대를 계속 오갔다. 빗썸, 업비트 등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역시 비슷한 시세로 움직였다.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들 역시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는 연말부터 계속된 가상화폐 시세 급등락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제반 국가들에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자본이 당장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강했다. 시장의 큰손이었던 중국이 거래소 폐쇄라는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자본이 많이 빠져나간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거래소 횡령가능성 제기

당국은 거래소들이 고객 자금을 모으기 위해 사용한 법인 계좌가 향후 각종 폐해의 온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 계좌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는 대다수 중소형 거래소들은 자사 법인 계좌나 임원 명의 계좌를 통해 투자 자금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해 자금 안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횡령,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 거래소는 이용자들이 송금한 자금 중 42억 원을 대표자 개인 명의 계좌로 옮겨놓았다. 또 다른 사내이사 명의 계좌로도 33억 원이 흘러 들어갔다. 이 거래소는 고객 자금을 한 법인계좌로 모은 뒤 일부 자금을 거래소 관계자들에게 보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식으로 운영돼왔다. 거래소가 고객 자금을 활용해 가상화폐에 재투자한 정황도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30일부터 거래 실명제를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러한 거래소들의 ‘엉터리’ 자금 관리를 막기 위한 측면도 있다. FIU 내부에 상시점검팀도 신설하기로 했다.

7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가상화폐 거래는 주로 은행 등 금융회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가상화폐 거래 상당수가 자금세탁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금융감독원과 FIU가 지난 8~16일까지 주요 은행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 관련 현장점검을 나간 결과 투자자 자금이 거래소 대표자나 임원 명의로 이체되거나 가상계좌가 재판매되는 등 심각한 관리부실 문제가 드러났다.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FATF)와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도 가상화폐와 관련해 자금세탁방지 해당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며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의 불법행위를 막고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도 있다. 현재로선 가상화폐 거래를 규율할 근거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거래가 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은행에 가이드라인 준수 의무를 줘 간접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관리에 나서기 위해서다.

8 금융사는 어떤 의무 생기나

이번 대책 발표로 앞으로 은행이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은행은 가상화폐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해줄 때 기존보다 10개나 더 많은 추가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우선 금융거래 상대방이 가상화폐거래소인지 식별해야 한다. 전자상거래나 통신판매 등 특정 업종을 영위하거나 단시간 내에 다수 거래자와 금융거래를 할 경우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해당 거래소가 개별 투자자의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등 신원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도 봐야 한다. 거래소의 금융거래 목적과 자금 원천,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 등도 점검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가 금융회사에 정보 제공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등 정보 제공을 사실상 거부하면 거래를 거절해야 한다. 탈세 혐의 등이 의심돼 정보를 요청했을 때는 업체의 소명을 들어야 한다.

9 자금세탁 의심거래 발견땐

가이드라인에 따라 거래사이트 이용자가 거래사이트 계좌에 하루 1000만 원, 7일 2000만 원 이상 입금하거나 반대로 돈을 빼내면 의심거래로 분류된다. 하루에 5회, 일주일에 7회 이상 금융거래가 있어도 의심거래로 간주한다. 은행은 이런 거래가 발생하면 자금세탁 거래로 볼 수 있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해 FIU에 보고해야 한다. 법인·단체 명의로 개설된 가상화폐 거래계좌의 입출금 거래는 바로 자금세탁 의심 금융거래 유형으로 분류된다. 보고 대상은 금융거래 자료와 합당한 근거를 기록한 자료가 모두 포함된다. 보고된 정보는 FIU가 분석 후 법집행기관에 통보한다. 탈세 등 조세 관련 정보는 국세·관세청에, 불법재산 등 범죄와 관련된 정보는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 제공된다.

10 가이드라인 어떻게 시행

29일까지 의견청취 기간을 거쳐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FIU는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FIU는 필요하면 타 부처와 협력해 헬프데스크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와 관련한 정보는 금융회사 간 공유된다.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거래소의 경우 금융권 거래가 사실상 차단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가 일어나는 중소 거래소는 자연스레 퇴출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IU와 금감원은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금융업권별 연간 검사계획에 반영해 금융회사의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다. 이행 점검 및 검사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법령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금융당국은 해당 금융회사에 대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김만용·황혜진·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
e-mail 김만용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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