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14년간 누린 테니스 왕좌 ‘新 4대천왕’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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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5시30분 페더러와 4강戰

호주오픈 ‘新星’ 정현 필두
ATP 6회 우승 獨 즈베레프
윔블던 8강진출 濠 키리오스
나달 꺾었던 加 샤포발로프
1020투지로 세대교체 돌풍

테니스계에 거센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2004년 2월부터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1위 자리는 단 4명에게만 허락됐다. 라파엘 나달(32·스페인·현 1위),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 앤디 머리(31·영국·19위)가 돌아가면서 1위 자리를 지켰고 그래서 ‘사대천왕’으로 불린다. 사대천왕은 어느새 30세를 넘겼고 이제 ‘젊은피’의 도전에 흔들리고 있다. 젊은피는 공교롭게도 4명이어서 ‘신사대천왕’에 비유할 수 있다. 신사대천왕의 선두주자는 정현(22·한국체대·58위)이다. 정현은 현재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호주오픈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를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제압하는 등 돌풍을 일으켜 외신으로부터 ‘거물 사냥꾼’(giant killer)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현은 지난해 11월 ATP가 젊은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신설한 넥스트제너레이션파이널스에서 우승, 이형택(42) 이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ATP 투어 정상에 올랐다. 22세 이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한 젊은피의 왕중왕전이다.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4위)는 호주오픈 3회전에서 정현에게 패했지만, 우승 경력은 정현보다 많다. 즈베레프는 벌써 ATP 투어에서 6차례나 정상을 차지했고 지난해 11월엔 랭킹 3위까지 올랐다. 즈베레프는 시속 209㎞에 달하는 강력한 서브, 탁월한 양손 백핸드를 구사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코트 위의 악동’으로 악명을 떨치는 닉 키리오스(23·호주·17위)는 기행, 폭언 등으로 인해 손가락질을 받지만 기량은 뛰어나다. ATP 투어에서 4차례 우승했고, 2014년 윔블던과 2015년 호주오픈에선 8강에 진출했다. 데니스 샤포발로프(19·캐나다·50위)는 신사대천왕의 막내. 샤포발로프는 그러나 지난해 로저스컵에서 나달을 격파하는 파란을 연출했고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16강전까지 진출했다. 샤포발로프는 아직 ATP 투어 우승 경험이 없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형들’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한편 정현은 26일 오후 5시 30분부터 사대천왕의 맏형 격인 페더러와 호주오픈 4강전을 치른다. 정현은 4강전 결과에 관계없이 호주오픈이 끝난 뒤 발표되는 29일 자 세계 랭킹에서 30위 안쪽으로 진입하는 것이 확정됐다. 정현은 이형택이 2007년 달성한 역대 한국인 최고 랭킹(36위)을 경신하게 된다. 페더러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20회 우승을 채울 작정이기에 정현과의 4강전에서 총력을 다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현 역시 아시아인 최초의 호주오픈 결승 진출을 노리기에 접전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과 페더러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타이브레이크 전승을 달리고 있다. 정현은 5차례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이겼고, 페더러 역시 3차례 타이브레이크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