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주인공’, 모모랜드 ‘뿜뿜’… 가요계 잇단 ‘표절 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걸그룹 모모랜드의 신곡 ‘뿜뿜’(오른쪽)은 러시아 걸그룹 세레브로의 히트곡 ‘미미미’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테디·신사동호랭이가 만든 곡
본인들은 “오해일뿐” 적극 부인

가요계가 잇따라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K-팝 시장에서 히트곡을 다수 만들었던 작곡가 겸 프로듀서들의 표절 시비를 두고 ‘모럴 해저드’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장르적 유사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가수 선미가 18일 발표한 신곡 ‘주인공’은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발표 다음 날 미국 가수 셰릴 콜이 2010년 발표한 ‘파이트 포 디스 러브(Fight For This Love)’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곡은 2NE1의 ‘파이어’와 ‘아이 돈 케어’, 태양의 ‘나만 바라봐’ 등을 작곡한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테디가 만든 곡이다. 더블랙레이블 측은 “‘주인공’은 100% 창작물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곡을 참고한 일이 전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테디가 만든 ‘파이어’와 ‘아이 돈 케어’는 과거 미국 힙합 가수 50cent의 ‘워너 릭(Wanna Lick)’, 미국 가수 라이어널 리치의 ‘저스트 고(Just Go)’와 각각 유사하다는 의견이 불거진 적이 있어 테디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또한 EXID의 ‘위아래’를 만든 작곡가 신사동호랭이가 만든 걸그룹 모모랜드의 신곡 ‘뿜뿜’도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이 노래의 경우 러시아 그룹 세레브로가 지난 12일 공식 SNS를 통해 “전 세계가 러시아 곡을 슬금슬금 표절한다”는 글과 함께 모모랜드의 ‘뿜뿜’ 뮤직비디오를 게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곡이 세레브로의 히트곡 ‘미미미(Mi Mi Mi)’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는 ‘미미미’와 ‘뿜뿜’을 비교하며 유사성을 지적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신사동호랭이와 공동 작곡가 범이낭이 측은 “장르적 유사성과 기타 리프로 인트로 부분의 친숙함이 느껴질 수 있으나, 멜로디 및 코드 진행은 유사 의혹이 제기된 곡과 엄연히 다르다”며 “레트로풍 하우스나 스윙 일렉트로닉 장르 곡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베이스라인과 네마디 코드 진행으로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들은 “본인이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 한, 표절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악 분야의 표절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단순한 아이디어 차용은 표절로 보지 않는다. 가락·리듬·화음을 기본으로, 곡 전체적 분위기와 일반 청중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표절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이 역시 추상적인 기준에 불과하다. 한 작곡가는 “이 기준에서 벗어나도록 살짝 변형만 주면 법적인 표절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오선지에 그리는 노래를 판단할 때 단순히 ‘비슷하게 들린다’ 정도로 표절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