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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31일(水)
그랜드슬램 총상금 1964억원… 1개 대회 우승해도 최소 2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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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송재우 기자 jaewoo@

- 정현, 한국 첫 ‘메이저 4강’ 진출로 본 프로테니스

호주·US오픈은 ‘하드코트’
콘크리트·고무조합 가장 무난
프랑스오픈 붉은‘클레이코트’
공 속도 낮아 체력이 승부요인
윔블던, 특수재배 ‘잔디코트’
바운드 빨라 강서브 땐 유리

현역으로 ‘그랜드 슬램’석권
女 세리나 윌리엄스·샤라포바
男 페더러·나달·조코비치 뿐


2018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는 68개, 여자프로테니스(WTA)는 58개의 투어 대회가 전 세계에서 열린다. 그런데 대회엔 급이 있다. ATP투어에선 250시리즈(40개)가 가장 낮은 단계이며 500시리즈(13개), 1000시리즈(9개) 순으로 수준이 높아진다. WTA투어도 이와 비슷하게 인터내셔널(31개)-프리미어(12개)-프리미어5(4개)-프리미어 맨데토리(4개) 순으로 급이 올라간다. 여기에 매년 11월엔 남녀 테니스 모두 세계랭킹 상위 8명이 겨루는 ‘왕중왕전’인 파이널이 펼쳐진다.

하지만 가장 높은 권위와 수준을 자랑하는 건 4대 메이저대회다. 호주오픈(1월)-프랑스오픈(6∼7월)-윔블던(7∼8월)-US오픈(8∼9월) 순으로 치러지는 메이저대회는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윔블던이 1878년 가장 먼저 출범했고 1881년 US오픈, 1891년 프랑스오픈, 1905년 호주오픈이 시작됐다. 가장 늦게 출범한 호주오픈이 올해로 114주년을 맞이했다. 메이저대회엔 세계랭킹 상위권이 초대받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선수들은 예선을 거쳐야 한다.

4대 메이저대회는 국제테니스연맹(ITF)이 호주, 프랑스, 영국, 미국테니스협회와 함께 주관한다. 엄연히 ATP, WTA투어와는 성격이 다른 대회. ITF는 남녀단식과 복식뿐 아니라 주니어와 휠체어 테니스도 관리한다. 투어와는 달리 ITF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 주니어와 휠체어 경기도 함께 개최하는데, 이를 강조하기 위해 큰 대회라는 뜻의 ‘그랜드슬램’으로 불렸다. 1930년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존 키어런이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그랜드슬램으로 표현하면서 하나의 스포츠 용어로 정착됐다.

지난 24일 정현(22·한국체대·그림)은 한국 테니스, 아니 스포츠사에 이정표를 남겼다.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8강전에서 승리하고 4강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한국인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42)의 16강 진출이었다.

메이저대회는 권위와 상징성을 인정받기에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린다. 올해 호주오픈 총상금은 5500만 호주달러(약 473억8000만 원)로 지난해 5000만 호주달러(430억7300만 원)보다 10% 인상됐다. 남녀단식 우승상금은 지난해 370만 호주달러(31억8869만 원)에서 올해 400만 호주달러(34억4724만 원)로 증가했다. 4강에 오른 정현은 88만 호주달러(7억5862만 원)를 거머쥐었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의 올 시즌 상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총상금은 3600만 유로(476억6000만 원), 윔블던은 3160만 파운드(475억2000만 원), US오픈은 5040만 달러(539억1000만 원)였다. 올해 호주오픈과 지난해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의 총상금을 모두 합하면 무려 1964억7000만 원에 이른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남녀단식 우승상금은 210만 유로(27억7376만 원), 윔블던은 220만 파운드(33억1137만 원), US오픈은 370만 달러(39억4568만 원)였다. 상금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상금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인다.

호주오픈과 US오픈은 하드코트, 프랑스오픈은 클레이코트, 윔블던은 잔디코트에서 진행된다. 호주오픈과 US오픈의 하드코트는 콘크리트와 고무 등을 이용해 조성하며 플레이하기에 가장 무난하다. 표면이 단단해 바운드 된 공의 속도가 빨라지는 게 특징. 이 때문에 강한 서브와 스트로크가 장기인 선수가 유리하다. 다만 코트의 탄력성이 없어 발목과 무릎에 충격이 가해져 부상 위험이 크다. 프랑스오픈의 클레이코트는 자갈과 클링커(석탄이 고열에 타고 남은 단단한 물질), 석회암을 순서대로 깔고 마지막으로 얇게 빻은 붉은 벽돌 가루를 1∼2㎜ 뿌려 완성한다. 프랑스오픈 코트가 붉은 건 바로 이 벽돌 가루 때문. 코트 표면 마찰력이 높아 공이 코트에 닿으면 운동에너지가 줄어들고 속도가 떨어진다. 랠리가 잦은 이유. 수비력이 뛰어나고 체력이 강한 쪽이 유리하다. 윔블던의 잔디코트는 단단하게 다져진 토층에 잔디를 심어 조성한다. 공이 낮게 깔리고 바운드가 빨라 강서브를 구사하는 쪽이 유리하다.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아 윔블던을 제외하고는 잔디코트에서 펼쳐지는 대회는 드물다. 윔블던에선 특수 재배된 5400만여 개의 잔디 씨앗을 41개 코트에 나눠 심고, 잔디 전문가 20여 명이 투입된다.

4대 메이저대회를 빠짐없이 우승하는 그랜드슬램 달성자는 통산 남자부 8명, 여자부 10명이다. 현역으론 남자부에서 로저 페더러(37·스위스·20승)와 라파엘 나달(32·스페인·16승),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12승) 등 3명, 여자부에선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23승)와 마리야 샤라포바(31·러시아·5승) 등 2명뿐이다. 페더러는 호주오픈 6승, 프랑스오픈 1승, 윔블던 8승, US오픈 5승을 거뒀다. 나달은 호주오픈 1승, 프랑스오픈 10승, 윔블던 2승, US오픈 3승을,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6승, 프랑스오픈 1승, 윔블던 3승, US오픈 2승을 챙겼다. 페더러는 2009년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은 2010년 US오픈에서, 조코비치는 2016년 프랑스오픈에서 처음 우승하며 그랜드슬램 금자탑을 쌓았다.

남자 세계랭킹 1위인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0회 우승을 차지하며 ‘흙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나달이 클레이코트에 강한 건 물론 이유가 있다. 나달은 체력이 강하며 이 때문에 랠리에서 지는 법이 없다. 나달이 태어나 자란 스페인엔 클레이코트가 대부분이다.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정상에 올라 역대 최다인 개인 통산 메이저대회 20회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은 페더러는 클레이코트에선 힘을 제대로 못 쓴다. 페더러는 호주오픈 6회, 윔블던 8회, US오픈 5회 우승을 차지한 반면 프랑스오픈에선 2009년 딱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나달과 달리 페더러는 ‘서브 앤드 발리’ 유형이다. 강하고 정확한 서브를 구사한 뒤 네트 앞으로 달려들어 상대의 리턴을 발리로 제압한다. 클레이코트는 서브의 바운드와 속도가 줄어들기에 페더러가 자신의 장점을 100% 발휘하는 데 애를 먹는다. 윔블던은 잔디코트의 특성상 서브 앤드 발리에 특화돼 있어 페더러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다.

반면 윌리엄스는 잡식성이다. 호주오픈 7승, 프랑스오픈 3승, 윔블던 7승, US오픈 6승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샤라포바는 호주오픈 1승, 프랑스오픈 2승, 윔블던 1승, US오픈 1승으로 남녀 통틀어 그랜드슬램 달성자 중 가장 적은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수집했다. 윌리엄스는 2003년 호주오픈에서, 샤라포바는 2012년 프랑스오픈에서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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