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중재파 통합동참 땐 2월13일 대표직 사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아직은 한집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해 민주평화당 창당을 준비 중인 조배숙(가운데) 창당준비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회에 앞서 김동철(왼쪽)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先사퇴 거부… 통합매듭 의지
중재파 “통합 全大가 열리면
黨 사라지는데 무슨 의미있나”
바른정당에서도 부정적 입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1일 “중재파가 함께해 주면 바른정당과의 통합 정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 13일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사퇴 시점을 못박음으로써 중재파 등이 통합에 동참할 명분을 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선 사퇴, 후 통합’이라는 중재안을 거부하고 통합을 자신이 매듭짓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재파의 반발이 불가피한 데다 합당을 의결할 2·4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중당원 투표권 논란 등 악재까지 불거져 안 대표의 통합 구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를 만류한 많은 분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며 “내 사퇴가 보다 많은 분들이 통합에 함께할 길이라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다만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직후 불거졌던) 리베이트 의혹 때 책임지고 뒤로 물러나 있던 때와는 다를 것”이라며 “직위와 관계없이 전면에 나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힘을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사퇴 시점을 ‘당장’이 아니라 ‘2월 1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확정 이후’로 제시한 것이다. 겉보기엔 당내의 사퇴 요구에 호응한 모양새를 띠지만, 실제로는 바른정당과의 최종 통합까지는 자신이 확실히 책임지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재파는 안 대표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반발하면서 추후 공동 행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중재파로 분류되는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통합 정당의 전대가 열리면 당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데, 그 상황에서 대표직을 물러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 정당의 공동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바른정당도 이날 안 대표의 입장 표명에 대해 부정적이다. 유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합 정당의 성공을 위해서 안 대표와 내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당무위원회를 열고 난항을 겪고 있는 2·4 전대 준비 작업을 원점에서 검토한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민주평화당 발기인 명단이 정확히 발표되지 않아 지금 이중당원을 대거 정리하는 건 무리”라며 “당헌 개정을 거쳐 합당을 전대가 아닌 전당원투표를 통해 (합당안을) 의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2·4 전대가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이은지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