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틀러 “세이프가드 제소 결정, FTA재협상에 암운 드리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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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FTA전망 토론회서 주장
“재협상실패땐 TPP 참여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웬디 커틀러(사진)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미국의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조치에 대해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재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한·미 FTA 재협상이 실패하면 한국이 미국을 제외한 11개 국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31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의 ‘한·미 FTA의 전망’ 토론회에서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가 FTA 협상에 암운을 드리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FTA)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추가적인 조치들이 취해진다면 더 그럴 수 있다”며 “한국 측이 세이프가드 조치를 WTO에 제소한다면 협상을 더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또 “한국은 TPP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한·중 FTA 협상 때문이었던 듯하다”며 “만일 한·미 FTA (유지)가 어렵다면 한국은 TPP-11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안보문제가 한·미 FTA 협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커틀러 전 부대표는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폐기를 얘기했을 때도 워싱턴과 의회가 나서 설득했는데, 북한의 핵실험이 한·미 FTA를 버리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FTA 재협상 의제와 관련해 그는 “농업 분야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안 된다”며 “미국의 농산물이 한국에서 판매가 원활한 만큼 미국이 추가조정에 나서면 합의 도달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미국이 한국의 농업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경우 한국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