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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1일(木)
‘COR’의 헌법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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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논설위원

나라 이름, 곧 국호를 보면 그 나라의 민족성이나 자연,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로마자 국호 중에는 옛 왕조의 이름을 딴 사례가 많다. 해 뜨는 나라 즉 ‘지팡구(Zipangu, 日本國)’의 변형 재팬이 그렇고,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 진(秦)의 다른 표기 차이나가 그렇다. 대한민국의 코리아도 있다.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高麗)의 서양식 이름이다. 한자 ‘高麗’의 중국어 발음 ‘가오리’를 로마자로 적은 게 코리아다.

대한민국의 영문 국호가 ‘Republic of Korea’이니 코리아의 로마자 표기는 당연히 ‘Korea’이다. 그런데 첫 스펠링을 K 아닌 C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 명분은 ‘일제 잔재 청산’과 ‘국가 정체성 회복’이다. 재팬(Japan)보다 알파벳 순서가 앞서는 ‘Corea’가 싫어서 일제가 첫 글자를 C 아닌 K로 바꾼 것이므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엔 영문 호칭이 코리아가 아니라 ‘조센(Chosen)’이었으므로 설득력이 약하다.

이처럼 ‘일제 잔재 청산설’은 부인하면서도, C로 시작하는 코리아로 써야 한다는 주장 또한 만만찮다. 어원에 근거한 주장이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원 하멜. 그는 풍랑을 만나 1653년(효종 4년) 제주도에 표착해 14년을 조선에 머물다 귀국해 표류기를 썼다. 1668년에 펴낸 ‘난선 제주도 난파기’와 부록 ‘조선국기(朝鮮國記)’가 그것이다. 네덜란드어로 출간된 이 책에서 그는 조선을 ‘Coeree’로 표기했다. 이후 서양에서는 ‘Corea’와 ‘Corée’로 변행돼 쓰였다. 반면, K-코리아는 하멜 표류기의 독일어 번역본에 처음으로 사용됐다. 1671년 일이니 C-코리아보다 3년이 늦다.

코리아의 로마자는 C와 K로 시작하는 표기가 엎치락뒤치락했다. 이후 K-코리아는 1891년 중반 호러스 N 알렌 공사가 쓰기 시작한 이후 공신력을 얻어 서서히 정착됐다. 결국, K-코리아는 C-코리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양자 경쟁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하지만, 보통명사 ‘고려’의 현행 로마자 표기는 ‘Goryeo’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코리아’도 혼란스럽다. 대한민국(KOR)과 북한(PRK) 외에 코리아(COR)라는 공동 팀까지 있는 탓이다. 그러나 PRK는 대한민국헌법상 KOR의 영토 북쪽을 불법 점거한 반란 집단이고, COR는 그런 집단과 타협한 산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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