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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2일(金)
‘여섯번째 대멸종’ 임박… 人間 공간, 他생물에 양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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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절반 / 에드워드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지구의 절반을 자연에 위임하라”는 과감한 주장을 펼치는 자연사 학자가 있다.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에드워드 윌슨은 지구의 절반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서식지를 보전한다면 현재 존재하는 종의 약 85%가 살아남으리라고 전망한다. 인류를 위한, 인류에 의한, 인류만의 지구에 익숙했던 우리에게는 인류가 사용하던 공간의 절반을 다른 생물들에게 내어주자는 데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여전히 탐욕스럽고, 더 많은 물질과 부를 생산하기 위한 공간을 원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간이 지구를 완전하게 정복하면, 인간의 첨단 과학 기술로 멸종된 종을 복원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며 지구 상의 가용에너지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들에 대해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 지지자’들이라고 칭한다. ‘인류세’는 과학계 일각에서 현재의 지구 지질시대를 지칭하는 말로, 인류가 등장한 뒤 지구환경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지질시대로 묶일 수 없을 만큼 변해 버렸다는 관점에서 쓰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전 지구적 제안의 당위성을 먼저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 불리는 사건이 지구에 임박했다는 암울한 전망에서 찾는다. 공룡을 멸종시킨 칙술루브 충돌을 비롯해 앞서 벌어진 다섯 번의 대멸종과 다른 점은 이번 대멸종이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것이다. 20만 년 전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 연간 100만 종당 약 1종이 사라졌다면 인간 활동의 결과로 전반적인 멸종속도가 100∼1000배 빨라졌다는 것. 인간 활동이 확장될 때마다 개체군의 크기가 줄어드는 종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그는 일각에서 “진정한 야생이란 이미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인류세 지지자들의 믿음에도 반박한다.

최근 그 존재가 알려지면서 생물을 분류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고세균까지 살펴보며 현장에서 과학자들이 대면하고 있는 생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비해 멸종 위기 생물 및 서식지의 보전 운동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생물 멸종률을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 수준에 가깝게 떨어뜨리지는 못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인간에게 ‘지구의 절반’에 대해 무자비한 파괴를 멈출 것을 단호하게 요구하며, 또 이미 무너지고 있는 환경에 대한 복원의 기준은 인간 활동이 일으킨 최초의 변화 이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모잠비크 고롱고사 국립 공원의 예를 들어 보존 작업이 자연을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의 복지에 기여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파생해 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끝으로 그는 ‘이타성’을 언급하며 다른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한 도덕 규범이 다름 아닌 인간 본성에 아로새겨져 있다고 귀띔한다. “지구의 절반을”이라는 이 원대한 목표는 인간이 ‘생명 세계의 청지기’라는 본래의 역할에 충실할 때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344쪽, 1만9500원.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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