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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2일(金)
지역 경제를 책임진 특별한 골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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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1932년 미국의 사막 도시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다섯 번째로 오래된 피닉스오픈이 창설됐습니다. 피닉스오픈이 눈에 띄는 것은 1937년 피닉스 상공회의소 소속 지역 기업인 15명이 모여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골프대회를 전폭 지원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곧바로 ‘선더버드’ 위원회를 가동했습니다. 과거 인디언이 가장 많이 거주하던 이 지역에서 선더버드는 전설의 새를 의미하며, 용맹스러운 용사를 뜻합니다. 위원회는 대회의 자원봉사자 모집에서부터 자선기금 마련까지 피닉스오픈을 치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PGA투어는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 등 걸출한 스타의 인기에 힘입어 1980년대까지 ‘황금기’를 구가했지만 이후 ‘빅3’가 쇠퇴하면서 관중 수가 점점 줄어들고 흥행성이 떨어지는 위기에 빠집니다. 피닉스오픈은 1987년 옆 도시 스코츠데일로 옮기면서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대회 마케팅’으로의 변신을 꾀했고, 현재의 ‘골프 해방구’로 발돋움했습니다. 특히 대회장인 스코츠데일TPC의 16번 홀(파3) 전체를 에워싸 3만 명이 지켜볼 수 있는 거대한 ‘콜로세움’으로 조성했습니다. 매년 커지는 스탠드는 현재 3층 규모이며 278개의 스위트룸까지 갖췄습니다. 이곳에서만큼은 기존의 에티켓 대신 선수를 향한 야유, 음주가 허용됩니다. 스트레스를 날리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이 홀에서 홀인원을 하자 갤러리들이 던진 빈 맥주 캔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고,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버디를 뽑아낸 뒤 ‘강남스타일’의 음악에 맞춰 ‘말춤’ 서비스를 펼쳤습니다. 대회장은 유명 뮤지션의 공연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이렇게 전 세계 골프대회 중 가장 많은 갤러리가 찾는 무대가 됐습니다.

메이저대회라도 1주일에 20만 명을 헤아리기가 힘들지만, 피닉스 오픈은 지난해 입장객 65만 명을 넘겼습니다. 하루 40∼50달러인 입장권 수입은 1000만 달러(약 107억 원)가 넘고, 대회 기간에 관광객이 몰려와 지역 경제 효과는 17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선더버드 채리티’를 통한 스폰서 등의 후원으로 지난해에만 105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이 쌓였습니다. 그동안 총 1억220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아 미국 전역의 100여 단체에 전달했습니다. 올해 피닉스오픈은 오늘 개막했습니다. 새로운 갤러리 동원 기록이 수립될지 관심을 모읍니다. 미국 언론은 ‘People’s Open’이라고 부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골프대회는 결국 갤러리가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것 같습니다.

mschoi@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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