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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2일(金)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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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사나운 일이 빈번해서인지, ‘꼴불견’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 쓰이고 있다. 염치없고 무질서한, 그리고 야멸치고 까칠한 우리 시대의 단면을 보는 듯하여 씁쓸하다.

‘꼴불견’이라. 이 말은 모습이나 행동이 정상을 크게 벗어나 비웃음거리가 될 때 곧잘 쓰인다. 지금은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본래부터 그러한 것은 아니어서 이 단어에 특별히 관심이 간다.

‘꼴불견’은 19세기 말 사전에 ‘골불견’으로 보인다. 이는 고유어 ‘골’과 한문 구성의 일부인 ‘불견(不見)’이 결합된, 좀 특이한 구조의 단어이다. ‘골’은 15세기 문헌에도 나오는데, ‘사물의 모양새’라는 중립적 의미를 띠었다. ‘골’을 한자 ‘骨’로 보기도 하지만, 성조(聲調)가 다르다는 점만으로도 둘 사이의 관련성은 희박해 보인다. ‘골’은 ‘몰골(볼품없는 모양새)’ ‘매골(축이 나서 못쓰게 된 사람의 모습)’ 등에 흔적을 남긴 채 ‘꼴’로 변하였으며, 또 ‘사람의 모양새나 행태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부정적 의미도 갖게 되었다.

‘불견(不見)’이 ‘볼 수가 없다’는 뜻이므로 ‘골불견’은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다’는 뜻이다. 겉모습이 하도 우스워서 차마 볼 수가 없다는 뜻을 함축한다. 그런데 ‘한영자전’(1897)을 비롯해 ‘조선어사전’(1920)에서는 ‘꼴불견’을 ‘외양은 볼품이 없으나 내실이 있는 것’으로 풀이해 주목된다. ‘꼴불견’이 ‘내면이 충실한 것’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었다니 놀랍다. 아울러 그러한 긍정적 의미에서 ‘꼴이 하도 같잖거나 우스워서 볼 수 없음’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변한 것도 놀랍다.

새롭게 생겨난 부정적 의미가 문세영의 ‘조선어사전’(1938)에 본래의 긍정적 의미와 함께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조선말큰사전’(1947)에서는 긍정적 의미는 배제한 채 부정적 의미만 달고 있다. ‘꼴불견’의 의미 변화가 완결된 것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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