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반발에도… 트럼프 ‘누네스 메모’ 공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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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격용 클린턴측 문서
러게이트 수사 신뢰성에 흠집
“사실 왜곡”… 래리 사임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밀문서 ‘누네스 메모’를 2일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민주당 및 미 연방수사국(FBI)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를 강행하면서 크리스토퍼 래리(사진) FBI 국장이 사임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1일 CNN방송 등 미 언론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누네스 메모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누네스 메모란, 미 하원 정보위원회의 데빈 누네스(공화당) 위원장 측이 작성한 기밀 메모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조사·작성한 문서를 근거로 FBI가 감청 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음해하기 위해 작성된 허구의 문건을 근거로 수사했기에 FBI 수사의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의 주장이다. 또 이 FBI의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시작된 뮬러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도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 정보위는 이 같은 내용의 메모를 공개하기로 지난달 29일 표결했으며, 해당 메모를 백악관에 보냈다. 그러나 법무부와 FBI 측은 조직의 신뢰성과 명성에 흠집이 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앞서 래리 FBI 국장은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 메모가 일부 정보를 누락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누네스 메모 공개를 반대한 바 있다. 래리 국장의 공개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메모를 공개할 경우, 래리 국장이 이에 반발해 사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앤드루 매케이브 FBI 부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 압력으로 사임 의사를 발표한 바 있어, 래리 국장까지 사임할 경우 미국 수사의 꽃인 FBI의 수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된다. 특히 래리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하고 등용한 트럼프의 사람으로 분류돼 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