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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5일(月)
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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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한반도에서 미국을 대표했던 첫 외교관은 루시어스 푸트 특명전권공사였다. 그는 조선 왕조 시절인 1883년 5월 20일 부임해 2년 가까이 머물렀다. 푸트에 이어 13명의 공사와 총영사가 부임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임명된 것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다. 총영사로 부임했던 존 무초가 1949년 3월 20일 제1대 대사가 됐다. 그 이후 22명의 미 대사가 한국을 다녀갔다.

미 대사는 초기부터 대부분 직업 외교관이 임명됐다. 1980년대 이후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었던 제임스 릴리(14대)·도널드 그레그(15대)와 학자였던 제임스 레이니(16대)가 임명되는 등 출신이 다양해졌다. 1990년대 이후에는 미 대통령의 정책에 따른 인사가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던 1997년 12월 부임한 스티븐 보즈워스 17대 대사는 경제 전문가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핵 협상이 중요하다고 보고 대북 협상 전문가인 토머스 허버드와 크리스토퍼 힐을 18·19대 대사로 지명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입김이 커지자 그와 마찬가지로 소련 전문가였던 알렉산더 버시바우가 20대 대사로 임명됐다.

‘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 저자인 돈 오버도퍼는 역대 주한 미 대사들이 다른 나라 대사들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를 상대하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에 한반도 전문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미 대사는 자기 판단에 따라 정책을 결정했다.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필립 하비브 10대 대사. 그는 도쿄(東京)에서 김대중이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자 중앙정보부 소행으로 판단한 뒤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 박정희 대통령에게 “김대중이 죽는다면 한·미 관계는 정말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힐(19대)·캐슬린 스티븐스(21대)·성 김(22대)·마크 리퍼트(23대) 대사는 한국인들과의 직접 소통을 대폭 확대하면서 대중적 인기도 얻었다. 성 김은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다. 한국에서 태어나 이민 간 그는 한국인들과 서슴없이 한국말로 대화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반미주의자가 휘두른 칼에 중상을 입기도 했다. 리퍼트가 떠난 뒤 12개월째 공석인데, 언제 누가 후임으로 부임할지도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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