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선거 간판’ vs 劉 ‘신당 운영’…‘미래당’ 역할분담

安, 출마 등 거론하며 흥행몰이
劉, 노선결정·지도부구성 주력

미래당 창당이 임박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 간판’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당내 조정’을 각각 맡는 쪽으로 지도부 차원의 역할 분담이 현실화하고 있다.

5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관계자들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에 ‘군불’을 때우고 있다. 안 대표 스스로 ‘통합 완료 후 백의종군’을 약속한 데다, 의원직 없는 원외 정치인으로서 지방선거 등판에 최적임자라는 것이다. 진수희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안 대표가 지방선거 최전선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든 부산시장이든 깃발을 들 때가 됐다”며 “대표선수로, 전체 선거를 지휘하며 판을 흔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도 이날 서울시장 도전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통합 정당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부터 직접 출마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당내 리더십 발휘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 측은 우선 선명 야당과 중도 보수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초기 지도부의 메시지 기조를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유 대표가 안 대표 측의 백의종군 제안을 거부한 가장 큰 이유는 신당의 노선 정립을 우선 과제로 뒀기 때문”이라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바른정당 창당 초기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인사와 공동으로 꾸릴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서도 유 대표 측은 최적의 궁합을 찾아 오는 13일 미래당 전당대회 전까지 발표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거론되는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주승용 의원 등 국민의당 후보군 중에서 유 대표 측은 관리형 리더를 염두에 두고 물밑 조율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출당을 둘러싼 민주평화당과의 향후 논란도 유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영역으로 꼽힌다.

이근평·장병철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