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공연장서 인공기 화형식 예고… 보수단체 “경찰 제지땐 전국서 하겠다”

고강도 反北집회 싸고
국민여론 찬반 엇갈려

보수단체가 오는 11일 북한 예술단의 서울국립극장 공연에 맞춰 공연장 밖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과 인공기에 대해 ‘화형식’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경찰이 화형식을 제지할 경우 반발의 의사표시로 전국적인 화형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여론은 “나라 망신시키는 상식 밖 행동”이란 비판론과 “주적인 북한 규탄 퍼포먼스는 인정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란 옹호론으로 양분돼 대립하고 있다.

반북집회를 주도하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6일 “만약 경찰이 11일 예정된 화형식 등을 제지한다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수십 개 단체와 연대해 화형식 및 관련 기자회견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의 서울국립극장 공연에 대해 “공연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집회신고를 한 뒤 (화형식과)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라며 “김정은 핵 완성 선전장이 된 이른바 ‘평양올림픽’을 규탄하며, 김정은 사진과 인공기, 한반도기 등을 불태우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화형식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한애국당과 보수단체들은 지난달 22일과 이달 3일에도 “문재인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 사진과 인공기에 대한 화형식을 진행한 바 있다.

보수단체의 강도 높은 반북집회에 대해 국민 여론은 찬반으로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3대 세습 독재 정치로 북한 주민을 괴롭히는 김정은 사진과 인공기를 태우는 게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다” “북한에 끌려다니지만 말고 잘못된 점은 당당히 비판해야 한다” “인공기 화형식을 반대하는 사람은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반면 “과격한 행동으로 올림픽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은 국제적 망신” “모처럼 조성된 남북 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 “요즘 화재 사고도 많은데 자칫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경솔한 행동” 등 반대편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