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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7일(水)
여성 농업경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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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문재인 정부 들어 여성장관 비율이 30%대로 확대됐다. 헌정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타 분야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철옹성이다.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 통계가 지난해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Glass Ceiling Index)다. 여성의 사회진출 정도를 보여주는 이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꼴찌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국가별 남녀 간 격차를 측정해 2016년 10월 내놓은 성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144국 중 118위다. 적잖은 분야에서 ‘우먼파워’ 싹이 움트고 있지만, 꽃이 만개하려면 앞길이 구만리다.

농업계는 최악이다. 전체 농가인구 중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지만, 그 위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다수 여성농업인이 농사일에 가사·양육까지 맡으며 ‘1인 3역’을 해내고 있건만 ‘농업 보조자’쯤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농업경영주 가운데 여성 비율도 고작 26%대다. 여성의 노동임금은 진보하기는커녕 외려 퇴보하고 있다. 1975년엔 남성의 71% 수준이었으나 40년이 지난 2015년엔 66% 수준까지 떨어졌다.

며칠 전 여성농업인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올해부터 여성농업인이 배우자 동의 없이도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농업경영체(농업인 또는 농업법인)의 공동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3월 관련법 시행규칙을 고쳐 ‘경영주’와 ‘농업인’으로 분류됐던 배우자를 ‘공동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단, 배우자 동의가 전제돼야 했다. 하지만 올부터는 여성농업인이 배우자 동의 없이도 스스로 공동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등록신청서에 배우자 서명란을 아예 없앴다. 공동경영주가 되면 단독으로 직불금·보조금 등의 신청이 허용돼 각종 농정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여성농업인으로서 위상과 역할이 배가함은 물론이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은 21세기를 ‘3F 시대’라고 했다.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 여성(Female)이다. OECD가 160개국 성(性), 제도 개발지수를 고안해 살펴보니 여성 힘이 클수록 국가의 경제적 성공도도 높았다. 여성 공동경영주가 많이 배출돼 불에 탄 소가죽처럼 쪼그라들기만 하는 한국 농업·농촌의 신성장동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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