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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8일(木)
동생 보내 核 굳히고 제재 깨려는 김정은 術數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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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북한의 ‘대북 제재 허물기’ 술수(術數)와 미국의 ‘제재 강화’ 의지가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후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9일엔 김여정 등 북한 대표단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의 천안함기념관 방문과 북한 열병식 강행도 장군멍군 식이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이라는 전제를 했지만 일단 북한 측 손을 들어주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요청하는 연합훈련 연기와 ‘제재 예외’ 인정 등에 마지못해 동의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신년사 이후 한 달 남짓한 상황을 종합하면 이미 김정은은 상당한 전술적 승리를 거두었다. 핵(核) 제재를 회피하면서 문 정부를 ‘민족끼리’ 전략에 끌어들이고, 한·미 사이를 벌려 놓았기 때문이다. 여동생 김여정을 보내기로 한 것도 이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카드다. 김일성 왕조 직계의 첫 방남(訪南)이어서 그 자체로 국내외적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물론, 그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 혹은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면 더 큰 충격파를 일으킬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 언질이라도 있으면 문 정부는 덥석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국제사회의 북한 봉쇄와 한·미 관계는 한층 복잡해진다. 지금도 김정은은 이런 상황을 치밀하게 계산하며 어떤 패를 꺼낼지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현란해 보이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북핵을 기정사실로 굳히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돌파하겠다는 김정은의 의도를 삼척동자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여정 일행의 목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첫째, 평창올림픽을 북한의 선전 무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둘째, 국제 제재에 대한 전방위 무력화 시도다. 마식령스키장에 비행기를 보내고 만경봉 92호를 묵호항에 입항시킴으로써 항공·선박 제재에 대한 예외 사례를 만든 데 이어, ‘사람 제재’마저 무너지게 됐다. 대표단에 포함된 최휘는 지난해 6월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제2356호 대상이며, 김여정과 최휘는 지난해 1월 미국이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인물이다. 셋째,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에 오는 사민당 소속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7일 “북한이 추구하는 전략이 무엇인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비현실적 기대에 빠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핵 폐기에 대한 ‘담보’가 없는 남북대화는 사상누각임을 한순간도 잊어선 안 된다는 진심어린 경고(警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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