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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9일(金)
법원 이원화 앞두고… 高法지망 판사 경쟁률 10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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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니면 못간다”분위기
지방법원 판사들 신청 러시


사법부에 난데없는 ‘고법(高法) 러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법원이 2월 전국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근 실시한 인사 지망 조사에서 ‘고등법원’행(行) 경쟁률이 ‘사상 최대’에 이르는 것으로 9일 전해졌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분리 작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법관 인사 지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고법 근무를 희망하는 판사는 역대 최대인 1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법원은 매년 정기 인사철을 앞두고 인사이동 대상자들을 중심으로 근무하고 싶은 법원을 1~3지망으로 받으면서, ‘고법판사’를 지망한 판사들에 한해 관련 신청서를 따로 받고 있다.

고법판사는 통상 판사 경력 15년 이상의 지법 부장급 1∼4년 차를 대상으로 지원을 받는 자리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경력 10년을 웃도는 판사들까지 고법판사를 지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법원 관계자는 “지법·고법 이원화에 대해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제도 도입 얘기가 계속 나오자 결국 이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며 “(제도의 취지와 다르게) 하급심을 제대로 강화하지도 못한 채 고법 부장을 조기에 선발하는 꼴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 재경지법 판사는 “올해 아니면 고법에 발을 들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등법원 근무를 지원한 판사들이 유독 많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재경지법 단독판사 역시 “동료 판사들 사이에서 ‘고법 판사가 돼야 고법 부장도 한번 돼 볼 텐데 지법에만 있을 순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사법 관료화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고등법원 부장 승진제’를 폐지하고, 지법·고법 인사 이원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기 위해 판사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관료화 현상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김 대법원장은 이원화에 대한 인사방침을 구체화해 이달 초 고법 부장급 판사만 가던 부산·광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자리에 지법 부장판사를 보임하는 인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고법판사 지망률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법 부장 승진제 폐지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법판사 역시 숫자가 한정돼 있어 발탁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고법 부장 승진제를 없애더라도 고법판사 자체가 결국 또 다른 승진제도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이원화 작업 촉구를 의결하는 등 개혁 모양새를 보였지만 뒤에서는 판사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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