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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9일(金)
감독 백지선과 세라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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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지기 위해 준비할 거면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겨야 한다. 목표는 변함없이 금메달이다.” 오늘 오후 8시 개회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남자 아이스하키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끄는 백지선(51) 감독이 출전 선수 명단 확정 직후 던진 출사표다. 뛰어난 전략과 리더십으로 ‘빙판 위의 히딩크’로 일컬어지는 그는 2014년 감독 부임 직후 훈련 매뉴얼의 첫 줄에 ‘우리는 가족이다. 서로를 위해 싸운다’고 적어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언행과 마음가짐도 승자(勝者)의 품격을 갖추라”고 주문해온 그는 ‘원 팀(One Team) 정신’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믿어라. 모든 전투에서 승리하라”고도 거듭 강조한다.

1928년 한국에 아이스하키가 처음 소개된 지 89년 만인 지난해 4월, 변방에 머물러온 대표팀을 세계 최상급 16개 팀만 출전할 수 있는 ‘꿈의 1부 리그’로 끌어올려 ‘기적’을 만든 백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영어 이름 짐팩으로 활동했던 스타다.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열정(passion) 연습(practice) 인내(perseverance)를 의미하는 ‘3P’를 스포츠 철학으로 삼아 왔다고 한다. “상어가 피 냄새를 맡은 것처럼 상대를 압박하라”며 그가 구사하는 전술을 두고 ‘백상어(백지선+상어) 하키’로 부르는 것도, 선수 상당수가 혹독한 체력 훈련이 힘들어 헛구역질을 하기도 하는 것도 달리 이유가 없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총감독인 캐나다·미국 국적의 세라 머리(30)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추천했던 사람도 백 감독이다. 2014년 한국 대표팀을 맡아 탁월한 리더십을 보이며 경기력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킨 머리 감독은 갑작스러운 단일팀 통보를 받았을 때,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이런 일이 일어나 충격적”이라며 한국 대표팀 일부가 출전할 수 없게 된 현실을 가슴 아파했다. 그러곤 곧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화를 내거나 나쁜 감정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과 뭉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올림픽 첫 경기를 오는 15일 체코와 갖는 남자 한국팀도, 10일 스위스와 맞붙는 여자 단일팀도 각 감독의 돋보이는 지도력에 힘입어 기대를 뛰어넘은 선전(善戰)으로 감동 드라마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국민 모두 똑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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