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외교전>트럼프, 키신저 前국무 또 면담 “北·中문제 다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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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후 시나리오 자문
대북 선제타격 작전 논의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이 9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미국 외교가 거물인 헨리 키신저(오른쪽) 전 국무장관을 또다시 면담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키신저 전 장관의 면담에서 “북한·중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만큼,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및 북·미대화 전략을 자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백악관에서 키신저 전 장관과 만났다고 백악관은 이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키신저 전 장관을 면담한 것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3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 직전 이후 4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헨리 키신저를 곧 만날 것이다. 북한과 중국, 중동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하면서 북·미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되고 있다. 향후 북·미 관계 전략을 점검하고, 올림픽 이후 북한의 도발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월 말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중이 저항할 수 없는 제재·압박을 개발해야 하며, 이게 불가능하면 한국의 핵무장이 더 낫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강력한 대북제재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해 7월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북한 붕괴 이후 상황에 대해 미·중이 사전에 합의하면 북핵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이후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정권 교체와 주한미군 철수 등 미·중 빅딜론을 키신저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9년 미·중 수교를 이끌어 낸 주역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현안의 방향을 제시하는 외교 원로들인 ‘현인 그룹’ 중 한 명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키신저 전 장관이 제한적 대북 선제타격인 ‘블러디 노즈(Bloody Nose·코피)’ 작전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라지 샤 백악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적 해법을 더 선호하지만 “모든 옵션(선택)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북한을 다루려는 유혹은 강하지만, 중국·러시아 접경에서 미국의 독자전쟁에는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